빚은 늘어가는데 성과비 과다 지급 드러나해수부 출신, 항만공사 요직 독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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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해수위 국정감사가 1일 여수광양 항만공사에서 열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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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국정감사가 막이 오른 가운데 1일 여수광양 항만공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선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항만공사의 '돈 잔치' 등 방만한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항만공사의 빚이 늘어나는데도 성과비가 과다 지급된 점을 집중 질의했다. 또 해양수산부 출신 공무원에 항만공사에 대거 재취업한 사실도 드러났다.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8월 기준 부채를 합하면 항만공사 4곳의 부채가 3조1400억원에 이른다"며 "그런데도 각 공사는 사장들에게 억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부산항만공사 5800만원, 인천항만공사 1억4500만원, 울산항만공사 4113만원,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설립 후 처음으로 5천654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2011년부터 부산·인천·울산항만공사 사장들에게 지급된 총 성과급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3억원이 넘었다.
이러한 풍족한 성과급이 지급되는 동안 항만회사의 빚은 급증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2004년(설립년도) 말 부채 3241억원, 부채비율 10.35%였으나 지난 8월에는 부채 1조7703억원, 부채비율 46.43%로 빚이 크게 늘었다.
인천항만공사는 2005년(설립년도) 말 부채 38억원, 부채비율 0.19%였으나 지난 8월 부채 6326억원, 부채비율 29.6%로 증가했다. 11년만에 부채가 166.5배 증가한 것이다.
울산항만공사는 2007년(설립년도) 말 부채가 37억원, 부채비율 2.4% 였으나 지난 8월 부채 1300억원, 부채비율 21.73%로 증가했다.
그나마 여수광양항만공사는 2011년(설립년도) 말 부채 1조393억원, 부채비율 72.6%에서 지난 8월 부채 6060억원, 부채비율 51.1%로 빚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50%를 상회하고 있어 재무건전성 지표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황 의원은 "금융사 임원들이 일정 수준의 연봉을 반납하겠다는 결의가 잇따르고 있는데 항만공사가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해양수산부가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도 항만공사의 과다한 성과급 문제를 따졌다.
부산항만공사는 정부 지침을 어겨가면서 2010년부터 성과급 약 6억8000만원을 과다 지급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신입과 성과급을 받은 직원에게도 다시 성과급을 주는 방식으로 2011년부터 2년간 약 2억1700만원을 과다 지급했다.
해수부 출신들이 항만공사 요직을 차지하는 관피아 문제도 부각됐다.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4개 항만공사 전·현직 사장 15명 중 9명이 해수부 출신이다. 본부장은 36명 가운데 17명이 해수부 출신이었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해수부 출신 공무원이 부산항만공사 사장, 인천항만공사 운영본부장, 울산항만공사 경영본부장 등에 취임했다.
항만공사별로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전·현직 임원 중 62%가 해수부 출신이었다. 부산항만공사와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도 해수부 출신들이 전·현직 임원의 50% 선에 달했다.
덧붙여 인천항만공사 건설본부장과 울산항만공사 경영본부장은 전·현직 4명 모두 해수부 출신들이 차지했다. 부산항만공사 건설본부장은 전·현직 5명 중 4명이 해수부 출신이다.
신 의원은 "항만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을 제쳐놓고 해수부 출신들이 항만공사 요직을 독점하는 것은 전형적인 관피아, 해피아 행태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