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이번달부터 삼성페이로 결제되는 전표수거를 중단하면서 결제시장에 논란이 일고 있다.

결제시장은 크게 '가맹점-밴사(VAN사: 결제중개업체)-카드사'로 구성돼 있다. 밴사는 결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가맹점에 단말기를 제공해 결제중개 역할을 한다. 소비자가 카드결제하면 전산정보와 함께 카드전표를 카드사에 제공하면서 수수료를 받아왔다.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하는 전체수수료는 네트워크를 사용해 결제한 '승인수수료(전체 수수료의 약 70%)'와 본인인증을 위한 '전표수거수수료(전체수수료의 약 30%)'가 있다. 현대카드가 삼성페이로 결제되는 건에 대해 휴대전화에서 본인의 지문인식을 거쳤기 때문에 전표를 수거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전표수거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페이-현대카드로 결제되는 밴사수수료중 30%가 깎이는 구조이다. 밴사는 당장 타격이 크지 않지만 간편결제가 확대되는 분위기인 만큼 반발은 크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측은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삼성페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줬다. 결제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시스템을 열어 테스트를 도와줬다. 그런데 갑자기 10월1일자부터 현대카드가 전표수거수수료를 줄 수 없다고 해 손실이 생기게 됐다"고 했다.

이어 "삼성페이를 결제망에 연결해 준 것이 문제가 됐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휴대전화 단말기를 많이 팔아 수혜를 입은 만큼, 수수료를 요구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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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삼성전자로부터 전표수거 수수료를 받기 어려울 것을 보인다.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삼성전자가 얻는 표면적인 수익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소비자, 가맹점,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없다. 때문에 수수료를 산출할 근거도 없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페이는 밴사의 수수료에 대해 논의는 물론 거론된 바 없다. 이는 카드사와 밴사와의 문제다. 삼성페이의 목적은 수익을 남기기 위한 서비스가 이닌, 갤럭시 사용자들을 위한 부가서비스"라고 했다.

    삼성페이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오프라인 결제시장에 NHN엔터가 '페이코'를 출시해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도 알리페이를 한국에 상륙시킨다고 공언한 터라 향후 결제시장 지각변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관행처럼 받던 수수료체계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일부 가맹점에서 소액결제에 대해 무서명결제가 이뤄진 경우에도 전표를 수거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전표수거수수료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액결제 증가로 밴사가 가장 큰 이득을 봤다. 수수료가 결제비용당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건당 지급되는 정액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소액결제가 늘어난 만큼 정율제가 도입되는 것이 흐름에 맞다. 밴사가 결제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조건 '죽겠다'고 말하는 꼴이다. 소비자 피해가 없는데 전표수거에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