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사업 불확실성 부각··· IPO 투자자 모집 악영향 우려속 업계선 "5년 주기 특허 재승인제도 문제있다" 비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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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2일 인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호소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롯데면세점이 2차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월드타워점 수성에 실패하면서 그룹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독과점 방지나 견제를 통한 경쟁력 측면에선 긍정적이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현 제도가 면세·관광사업 발전과 지속성 측면에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업체가 부담할 리스크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연내 특허가 만료되는 사업권 2장 가운데 본점인 소공점은 지켰지만 월드타워점을 내줬다.
신 회장이 2020년까지 1500억 원의 사회 공헌에 나선다는 '상생 2020' 비전을 직접 발표하고 사재 200억원을 공익 사업에 쾌척하며 수성에 공을 들였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약속한 호텔롯데의 상장,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일부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면세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의 투자자 모집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또 신 회장이 전면에 나서며 선포한 '세계 1위 면세점으로 도약하겠다'는 롯데면세점의 비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타워점 매출은 소공점 매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롯데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4820억 원으로 시내면세점 중 롯데 소공점, 장충동 호텔신라에 이어 세 번째의 매출을 기록한 사업장이다.
면세점 업계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라이벌 업체 호텔신라가 지난 1차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사업권을 따낸 용산 HDC신라면세점과 계획대로 내년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면 국내 1위 면세점 지위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이에 롯데그룹측은 "결과에 상관없이 호텔롯데의 상장과 투명한 롯데, 변화하는 롯데를 향한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 롯데가 '5년 주기 특허 재승인' 제도의 첫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면세점 운영은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제대로 갖추는데 최소 5년 이상의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데, 5년 만에 주인이 바뀔 수 있다는 자체가 업체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면세업계 1위, 세계3위의 베테랑 격인 롯데가 고작 유통업계의 신인 업체 두산에게 사업권을 내줬다는 것에 더욱 안쓰러워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1년사이 수 천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는데 '5년 주기 특허 재승인'제도로 매출·투자·인력을 모두 잃게 됐다"며 "이런 식이라면 누가 면세업계에 투자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두산이 단기간에 롯데 월드타워점만큼의 매출과 관광수요 창출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기존 면세사업자의 투자와 노하우를 인정해주면서 의욕과 역량을 갖춘 신규 사업자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면세점 시장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