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윤곽 내달 2일 드러날 듯"전자-금융-바이오 키우기 올인… 주력사업 내준 계열사 '조직개편 핵' 등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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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경제DB.
재계 1위 삼성그룹이 다음달 2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조직 개편은 같은 달 둘째 주에 시행된다.
이처럼 인사와 조직개편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결과는 안갯속이다. 하지만 상식의 틀을 크게 비켜가지 않는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다만 계열사 구조개편 영향과 중국 대세론에 불이 지펴지면서 전자와 금융, 바이오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다지기 위한 쇄신 인사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 내실 강화와 미래 먹거리 찾기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파격적인 물갈이 인사 대신, 주력 사업에 대한 전문가들을 중용하는 데 무게를 두고 막바지 인사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먼저 중국 전문가를 요직에 앉히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 적절하게 대처해야만 지금의 위치를 지킬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삼성생명 등이 맡고 있는 금융부문의 경우 다른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에서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미 중국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중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단도리 차원의 인사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은 최근 1년새 화학계열사를 매각한 것을 계기로 그룹의 사업 중심축을 '전자-금융-바이오'로 개편했다.
이와 함께 올 한 해 크고 작은 어려움을 헤쳐나간 주역들에 대한 보상도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세에 맞서 주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건설부문), 김신 사장(상사부문) 등이 후보군에 속해 있다.
반도체공장을 둘러싸고 얽히고 설켜있던 직업병 문제를 해결 국면으로 이끌고 있는 관련자들의 공도 적지 않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곁을 지킨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도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부회장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을 때도 이인용 사장이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과 함께 동행하는 등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경우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고된다.
박근혜 정부는 여느 정권보다 기업과 호흡을 맞춰 여러가지 사업을 많이 펼치고 있다. 삼성 역시 이런 흐름에 동참해 왔다. 때문에 현 정권 임기 내에 삼성이 미래전략실로 대표되는 수뇌부를 교체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윤부근, 김기남 사장에 대한 부회장 승진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의 비투비(B2B·기업간 거래) 강화 정책과 맞물려 가전과 반도체 사업을 각각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 규모는 승진자 3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었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이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현재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등 오너가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장단 인사 못지않게 조직 개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한화·롯데 그룹과 잇따라 빅딜을 성사시키며 구조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의 경우 비대한 조직에 비해 실질적인 수익원이 사라진 상태다.
케미칼 사업부문을 처분하고 전기차에 올인하고 있는 삼성SDI가 대표적인 예다. 화학이라는 먹거리를 넘긴 채 이제 막 개화한 전기차시장 만을 붙들고는 자체적으로 조직을 꾸려나가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계열사 간 합병·분할 등을 통한 손질이 예상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주도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상황이어서 강도높은 변화를 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빅딜 등으로 사장단 자리가 줄어든 만큼 퍼즐을 맞추는 형태로 사장단 내부의 계열사간 이동은 불가피하다"며 "계열사 수가 줄어드는 분위기로 비춰볼 때 승진자는 많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