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매입 33평 사택, 3차 매각입찰까지 유찰4차 진행 중, 시세보다 1천~2천만원 비싸 팔릴지 의문
  • ▲ BIFC에서 본 예탁결제원 사택 ⓒ뉴데일리DB
    ▲ BIFC에서 본 예탁결제원 사택 ⓒ뉴데일리DB

     

    한국예탁결제원이 부산 문현동 본사에 인접한 3억원 상당의 아파트(사택)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구매자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측은 임의로 가격을 조정하면 배임소지가 있어 내년에 이사회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이 지난달 27일 3차 매각입찰 공고를 낸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 소재 아파트는 입찰 마감일이었던 지난 8일까지 입찰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예탁결제원 측은 지난 10월 27일 1차, 11월 17일 2차 공고를 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예탁결제원은 지난 10일 4차 매각입찰 공고를 다시 냈다.


    예탁결제원이 매물로 내놓은 자산은 문현동 삼성아파트 104동 1804호이다. 공급면적은 110제곱미터(약 33평), 전용율은 약 60.01%이다. 예탁결제원은 최저매매가격을 3억2050만원으로 책정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2001년 해당 단지 준공에 맞춰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부산지원에 파견된 직원들을 위한 숙소로 사용돼 왔다. 반면 지난해 예탁결제원이 본사를 BIFC(부산국제금융센터)로 이전해 대다수 직원들 역시 부산으로 이전함에 따라 보유할 필요가 없게 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한 탓에 매각이 쉽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현재 문현동 삼성아파트 104동(33평)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1250만원이며 실제 거래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1월 5일과 31일에 예탁결제원의 매물과 같은 동(104동) 같은 평형의 두 곳(12층, 9층)이 3억200만원과 3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예탁결제원이 제시한 가격보다 2000만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같은 평형인 110동의 경우 매물이 2개 나와있으며 모두 3억1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예탁결제원이 최저매매가격으로 제시한 3억2050만원에 비해 약 1000만원 가량 저렴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


    인근지역 부동산 중개인은 "문현삼성아파트는 현재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입찰이나 경매로 나온 물건은 시세보다 싼 가격을 제시해야 관심을 갖는데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입찰자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 측이 제시한 최저매매가격 3억2050만원은 한국감정원과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부산지사) 두 곳에 감정을 의뢰한 후 얻은 평균이다. 한국감정원은 해당 사택에 대한 가격을 3억2300만원(10월20일)으로,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은 3억1800만원(10월21일)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세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에 매물로 나와있는 사택이 빠른 시일 내에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예탁결제원은 사택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오랫동안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임의로 가격을 낮추거나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에 사장은 물론 임원 한 두명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헐값에 매각하면 배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반드시 감정가에 따른 입찰에 의해 매각을 해야만 하고, 당장 매각을 못한다고 회사가 큰 손실을 보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까지는 3억2050만원에 입찰공고를 낸 후 여전히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다른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재감정을 의뢰해 가격을 낮추는 것은 감정평가는 1년에 한번으로 제한돼 있는 규정에 따라 10개월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고, 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액을 10%씩 낮출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이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변시세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중 10건의 거래가 모두 3억원 아래서 체결됐지만 10월 들어 3억원 1건, 3억900만원에 1건의 매매계약이 진행되며 3억원을 넘어섰고, 올 들어서도 가격이 서서히 올라가면서 10월 중 체결된 7건 매매계약 중 4건이 3억1000만원 이상에, 1건이 3억2500만원에 체결됐다.


    예탁결제원 관계자 역시 "입찰공고가 나면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조만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탁결제원의 부산사택 입찰공고는 일반공개경쟁입찰 방식이며 '온비드'를 이용한 전자입찰을 통해 개인과 법인 모두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