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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저성장·저금리 구조의 고착화로 보험업황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올해부터 보험업계가 '무한경쟁시대'에 본격 돌입하게 됐다.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은 보험사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지각색의 차별화 전략을 펼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사업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2020년 국제회계기준 2단계(IFRS4 Phase2) 도입을 앞두고 각 보험사들마다의 재정비 방안 또한 주목된다.
◇생보업계, 차별화 전략 통해 리스크 극복
이처럼 어려운 업황이 예고됨에도 불구하고 생보업계는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통해 오히려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각 사의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격변의 시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보험산업은 시장 포화, 성장동력 소진 등 위험에 직면했다"며 "새해에는 생명보험산업만의 블루오션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핀테크 기술 활용한 경쟁력 확보 △100세 시대 대비한 노후준비 문화 확산 △공정한 모집질서 확립 통한 소비자 신뢰 회복 등을 새해 과제로 제시했다.
업계 1위 생보사인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는 김창수 사장 역시 올해 과제로 △질과 가치 중심 경영 통한 성과 창출 △경영혁신 활동 실행력 가속화 △현장중시 경영 실천 △역동적 조직문화 조성 등을 꼽았다.
김 사장은 "경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삼성생명 가족 모두의 단합된 힘과 강한 자신감, 몰입이 매우 중요하다"며 "함께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희망의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말처럼 올해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임직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달 실시한 2016년 경영전략회의에서 "2016년은 특히 보험 산업에 있어서는 혁명적 변화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한화생명은 한화만의 일류문화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 등에서 근본적 혁신을 모색하는 동시에 자율적 책임경영 문화를 정착시켜 단순한 위기 극복이 아닌 도약의 계기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이 세운 올해 주요 경영전략은 △고객 중심의 가치성장 기반 마련 △변화에 대응한 경쟁력 강화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본격화 등이다.
동양생명의 경우 △비즈니스 모델 혁신 △대고객 신뢰도 제고 △자산운용 경쟁력 △신규제도 대응력 강화 △브랜드 차별화 △HR & Culture 융합 등을 6대 혁신과제로 삼아 올 한해 경영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안방보험그룹의 세계화 전략과 기업문화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동양생명으로 거듭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수익성을 기반으로 탄탄하게 성장해온 동양생명이 그 기반을 바탕으로 속도를 높여 더 큰 도약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손보업계, 질적 성장 위한 경영과제 수립
손보업계 역시 생보업계와 마찬가지로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올해를 '질적 성장을 위한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역시 '기략종횡(機略縱橫)'이라는 표현을 들어 "지금의 환경변화를 위기이자 기회로 인식하고, 시장과 감독정책의 변화를 잘 포착해 빈틈없는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삼성화재는 올해의 경영기조를 '견실경영의 안착을 통한 확고한 차별화'로 정하고, 견실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매출과 효율의 균형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장기보험시장 정체와 보험 슈퍼마켓, 규제당국의 상품 자유화 등으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저성장∙저금리 구조의 고착화로 수익 동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어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힘든 경영환경이 될 것"이라며 "갈수록 험난해지는 사업환경 속에서 삼성화재는 다시 한 번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한 방향으로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화재 사업부별로는 △보장성 중심 장기보험 영업 강화 △자동차보험의 안정적 사업기반 구축 역점 △일반보험 손익 중심 영업체계 정착 △자산운용 리스크 관리 및 이익률 하락에 적극 대응 등의 경영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동부화재는 '수익구조 혁신과 성장동력 확충을 통한 회사가치 증대'를 경영의 중점 사항으로 두고 △전체 업무영역에 걸친 수익구조 혁신 △지속가능경영 위한 성장동력 확충 △열정과 몰입의 기업문화 정착 등을 새해 과제로 제시했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은 "손자병법에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復 應形無窮)'이라는 말이 있는데, 전쟁에서 거둔 승리는 반복되지 않으므로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는 다시 승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끝없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주인의식과 열정을 갖고 치밀한 전략과 과감한 실행을 통해 응형무궁의 전략을 실천한다면 불확실한 미래는 분명 우리 동부화재를 위한 기회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올해는 현대해상이 100년 기업의 미래를 펼쳐나가기 위한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라며 "이를 위해 수익 중심 내실 성장, 환경 변화 선제 대응, 지속 성장 기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해 전사 리스크 관리 역량 향상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KB금융지주에 편입된 이후 첫 새해를 맞은 KB손해보험은 △고객 중심의 가치 창출 경영 △현장중심 경영 △변화혁신을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 등을 올해 경영과제로 삼았다.
허정수 KB손보 대표이사 내정자는 신년사를 통해 "옛날 한(漢)나라 때의 박사(博士)인 동중서(董仲舒)는 경제(景制)의 뒤를 이어 무제(武帝)가 즉위하자,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매는 것 처럼 새 출발을 맞아 개혁을 통해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를 강조했다"며 "올 한 해를 해현경장의 해로 삼아 우리도 이제 새로운 시작점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1등 손보사가 되기 위해 정진하자"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