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 이명기 할머니
    ▲ 고 이명기 할머니

    평생 모은 재산을 동국대에 기증하고 생을 마감한 90대 할머니의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동국대학교는 2002년 당시 2억5000만원 상당(평가액 기준)의 33평 아파트를 기부한 이명기 할머니가 지난달 25일 별세했다고 7일 밝혔다. 향년 93세.

    독신으로 평생을 지내온 고 이 할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방직공장에서 일하며 버스비를 아끼는 등 검소하게 지냈다.

    평생을 아끼고 아껴 마련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파트를 선뜻 동국대에 기부한 이 할머니는 일정 금액이 모이면 동국대에 전달하는 선행을 14년간 이어왔다.

    불교신자로서 검소한 생활로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건강을 유지하던 이 할머니는 노환으로 건강이 악화돼 경기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통원하다 최근 성남 소재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해왔다. 그 동안 이 할머니의 통원치료 등의 지원을 담당해온 동국대 대외협력처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까지 함께했다.

    동국대 관계자는"늘 불교의 가르침대로 무소유를 실천하시면서 돈이 조금씩 모일 때마다 학생들을 위해 계속 기부하셨다. 고액기부자에 대한 예우로 학교에서 장례 절차를 모두 지원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학교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본인의 수의와 영정 사진까지 손수 마련해놓으시는 등 마지막까지 깊은 존경심을 갖게 만드신 분이다"고 말했다.

    2002년 당시 대외협력처장을 맡으며 이 할머니와 인연을 맺은 한태식 동국대 총장은 "이 할머니의 기부는 오랫동안 회자되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것"이라며 "동국대는 할머니의 고귀한 뜻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동국대는 진정한 나눔을 보여준 이 할머니의 위패를 경기 성남시 정토사에 모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