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건설사들이 미분양 털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김포 한강신도시에 붙은 할인 분양 현수막.ⓒ뉴데일리경제
    ▲ 건설사들이 미분양 털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김포 한강신도시에 붙은 할인 분양 현수막.ⓒ뉴데일리경제


    건설사들이 올 주택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미분양 단지를 마감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이 기존 미분양 단지에 대해 계약금 할인, 중도금 무이자, 유상 옵션 무료화 등을 내걸며 치열한 마케팅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분양 중인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에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중도금 무이자로 계약 조건을 바꿨다. 또 유상 옵션이었던 중문, 오븐, 식기 세척기, 김치냉장고, 냉동고 등을 무상으로 변경했다.  

    GS건설이 경기 오산시에 분양하고 있는 '오산 세교 자이'는 오는 13일까지 한시적으로 계약금을 1000만원 정액제에서 500만원으로 바꾸고 중도금 60%에 대해 이자 후불제를 실시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가 김포 한강신도시에 공급한 '에일린의 뜰'은 계약금을 490만원으로 맞춤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한강신도시 미분양 단지들도 △계약금 할인 △중도금 무이자 △잔금 납부 3개월 유예 등을 실시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 A씨는 "건설사 입장에선 올해 초 신규 단지들이 공급되기 전에 미분양 가구를 소진하고 신규 사업에 전념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이미 입주가 완료됐는데도 미분양 물량이 남은 단지들은 할인 분양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한 '일산 덕이 아이파크'는 미분양 물량에 한해 41.6%의 할인을 적용 중이다. GS건설이 분양한 '영종 자이'도 미분양 가구를 23~25% 할인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성복동 일대에 건립된 '성복 힐스테이트'와 '성복 자이'의 경우 △20%대 할인 분양 △공동 구매 신청 시 취득세 50% 지원 △잔금 유예 신청 시 3년간 연 1% 이자율 적용 등이 시행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 B씨는 "할인 분양은 입주민 반발을 거세게 불러올 수 있어 건설사들이 선택하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입주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았거나 준공 후 미분양이 발생하면 결국 할인 분양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미분양 털기에 적극적인 이유는 최근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데다 미국발 금리 인상,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 등 악재가 이어져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서울 241가구, 경기 2만1809가구, 인천 4528가구 등 총 2만6578가구에 이른다. 경기 김포시(2994가구), 화성시(2746가구), 파주시(1545가구)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나왔다. 인천도 지난해 10월(2802가구)과 비교해 미분양 물량이 1726가구 늘었다.  

    또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닌해 12월 수도권에 공급된 신규 단지 중 △용인 기흥 우방 아이유쉘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 리베라 3, 4차 △안성 푸르지오 △파주 힐스테이트 운정 △포천 2차 아이파크 △인천 논현동 이안 라온 파미에 하우스 △인천 서창 센트럴 푸르지오 등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이들 8개 단지의 미분양 물량은 총 4172가구에 이른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건설사들이 부동산 정책 변화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특별 분양에 나서고 있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선 올해 1분기 분양 물량이나 계약조건이 좋은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올해 주택 담보 심사가 대폭 강화되면서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대출 금리도 서서히 오르고 있어 수요자들이 올해 아파트를 투자보다 실수요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반면 건설사들의 미분양 해소 정책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 C씨는 "수요자 입장에선 신규 단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할인 분양 물량이 나오더라도 천천히 고를 것"이라며 "집값 상승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정을 받은 단지들이 할인 분양을 한다고 물량이 소진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