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만7천가구 늘어 총 4만9천가구… 한 달간 올해 누적치의 절반 급증분양권 전매가격 하락 기미… 실수요자 내 집 마련 기회 분석도
  • ▲ 아파트.ⓒ연합뉴스
    ▲ 아파트.ⓒ연합뉴스

    지난달 한 달간 증가한 전국 미분양 주택이 올해 누적치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주택 과잉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분양 증가율 54.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연말 공급물량은 몰렸는데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기대 수요는 빠지면서 분양시장이 소화불량에 걸렸다는 견해다.

    다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약간 줄었다. 입주가 시급한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건설사가 악성 미분양을 털어내려고 할인분양 한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미분양 증가 속에 분양권 전매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실수요자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1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9724가구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3만2221가구였던 10월과 비교해 54.3%(1만7503가구) 급증했다. 11월 한 달 동안 늘어난 미분양 주택이 1~10월 누적치의 절반을 넘는 것이다. 이는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바로 전달인 10월 미분양 증가율은 9월보다 0.9% 하락했었다. 체감 증가율이 더 높은 이유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2만6578가구로 10월보다 70.6%(1만1002가구), 지방은 2만3146가구로 36.1%(6501가구) 각각 증가했다.

    특히 경기와 충남·북의 미분양 증가가 두드러졌다. 경기는 용인시 4200가구, 파주시 970가구, 김포시 980가구, 남양주시 910가구로 미분양이 많았다. 충북은 충주시 1800가구, 충남은 아산시 900가구로 미분양이 속출했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주택 미분양은 7615가구로 10월 7248가구보다 367가구 늘었다. 85㎡ 이하 중·소형은 4만2109가구로 10월 2만4973가구보다 1만7136가구 증가했다.

    다만 준공 후 미분양은 1만477가구로 10월보다 2.9%(315가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5년 11월 1만405가구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 ▲ 월별 분양승인 실적.ⓒ국토부
    ▲ 월별 분양승인 실적.ⓒ국토부

    국토부는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신규 분양승인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10월과 11월 신규 분양이 많이 증가한 것이 11월 미분양 급증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올해 10월 분양승인 실적은 8만4000가구로 2007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수준이다. 11월은 7만3000가구로 두 번째로 많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달 분양승인 물량이 이달 미분양 증감에 영향을 주는 상관계수가 최근 5년 평균 0.66으로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분양시장이 좋다 보니 인허가를 받고 바로 분양하는 사례가 늘면서 시장이 소화불량 증상을 보인다"며 "다만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이 소폭 줄었고 12월 분양물량이 3만3000가구로 줄어드는 만큼 미분양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허가 물량의 그해 착공률은 2009년 33%에서 올해 11월 말 현재 66.7%로 2배 이상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11월에 미국발 금리 인상 부담,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연중보다 시장 회복 기대감이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기대수요가 빠지면 하방위험이 걱정되지만, 건설업계가 자율적으로 내년 상반기 분양물량을 조정하고 기대심리가 회복되면 미분양 해결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미 시장에서 미분양 증가가 분양권 전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분양권 실거래가를 보면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동 텐즈힐 127㎡(9층)는 10월7일 8억7800만원에서 11월20일 8억7300만원으로 500만원, 서울 강남구 세곡동 효성 해링턴 코트 105㎡(2층)는 11월26일 8억9222만원에서 12월11일 8억6094만원으로 3128만원 각각 떨어졌다.

    서울 양천구 목동 힐스테이트 84㎡는 10월10일 7억72만원(4층), 11월28일 6억9174만원(3층), 12월8일 6억9572만원(5층)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 롯데캐슬 84㎡는 10월21일 4억9033만원(7층), 11월20일 4억8183만원(10층)으로 한 달 새 850만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