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표 행사서 직접 투자계획 밝혀韓기업 첫 투자 … 車·철강·에너지 부문관세 리스크 선제대응 … 26일 HMGMA 준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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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오는 2028년까지 210억 달러(약 31조원) 추가 투자를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말했다.현대차그룹은 향후 4년간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 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63억 달러 등 세부 투자 내역을 공개했다.정 회장은 "이번 투자의 핵심은 미국의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강화할 60억 달러의 투자"라며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립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이는 1400개 미국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내 자동차 공급망의 자립성과 안보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간 270만톤 생산량으로 계획된 이 제철소는 저탄소 시스템인 전기로로 가동되며 자동차 강판을 생산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차량 생산용으로 공급될 전망이다.원자재를 확보한 현대차그룹은 조만간 준공하는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생산 역량을 20만대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능력은 연간 120만대 이상으로 늘어난다.오는 26일 준공되는 HMGMA 공장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30만대 규모다.현대차그룹은 미국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정 회장의 신규 대미 투자계획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 내놓은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다. 내달 2일 발표되는 상호관세 등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기업 총수가 만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정 회장은 "조지아주 서배나에 투자해 8500개 이상의 미국인 일자리를 만들기로 한 우리의 결정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시작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우리의 최첨단 제조 시설 중 한 곳을 방문해 미국과 미국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직접 확인하도록 개인적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이어 "현대차는 미국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고 우리의 에너지 안보를 향상하기 위해 3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도 구매할 것"이라며 "이런 노력은 미국 내 공급망 현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이 HMGMA 준공식에 실제로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현대차그룹 준공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주요 장관급 인사와 상·하원 의원을 대거 초청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실세로 평가되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딸 카이 트럼프와 골프장 라운딩을 하는 등 친분을 보여준 바 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을 옆에 두고 발표한 자리에서 "만약 여러분들이 원하는 허가를 얻는데 어떠한 것이든 어려움을 겪는다면 나를 찾아오라"며 "당신들을 위해 해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