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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최근 페이인포 계좌이동제 서비스를 통해 보험료 자동이체를 타행으로 바꾸셨는데요. 혹시 계좌를 이동하신 특별한 사유가 있으신가요?"
최근 직장인 A씨는 시중은행 콜센터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회사 이직으로 급여 통장이 바뀌면서, 페이인포 사이트를 통해 B은행에서 자동이체하던 보험료를 타행으로 변경한 뒤였다. B은행 직원은 A씨의 계좌이동 서비스 이용 사유를 묻고, 주거래 우대 고객을 위한 상품을 소개하며 이용을 권했다.
내달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고객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마치 이동통신사들처럼 텔레마케팅을 활용해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그동안 계좌이동 서비스는 페이인포 사이트에서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은행창구와 모바일에서도 이뤄질 수 있어 은행들은 '떠나는 고객'과 '새로온 고객'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계좌이동제 서비스가 시행된 뒤 시중은행의 고객 관리 방법을 파악해본 결과, 신한은행이 고객 관리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은 페이인포 사이트에서 계좌이동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변경 사유, 추천 상품 안내 등 이탈 및 신규 고객을 관리 중이다. 신한은행 마케팅부에서 스마트고객센터로 계좌이동 서비스 이용 고객 명단을 전달하면, 텔레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연락을 취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텔레마케팅을 실시 중"이라며 "추가적인 거래 이탈 방지를 막고 신한은행 거래 활성화 유도를 위해 이처럼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본부가 아닌 지점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본부에서 계좌이동제 이용 고객 명단을 해당 지점으로 전달하면, 지점 담당자가 알아서 고객을 관리하는 것.
KB국민은행은 텔레마케팅 대신 설문조사 방식을 활용했다. 계좌 변경 이유를 파악해본 결과, 은행 서비스에 대한 불만 보다 흩어진 계좌를 정리하기 위해 페이인포를 이용한 고객이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KB국민은행 측은 향후 금리 변동이 있을 경우 이탈 고객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금리우대쿠폰을 제공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내달 26일부터 은행 창구에서도 자동이체 계좌 변경이 가능하게 되면서 고객 이탈 방지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매일 계좌이동 건수를 집계해 수치 파악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신한은행처럼 콜센터에서 계좌이동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들이 지난해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내놓은 주력 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수신금리를 높이고 추가 금리,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7월 내놓은 '신한 주거래우대통장'은 지난 달 말 기준으로 158만좌(4조 2000억원)로 인기 몰이 중이다. 우리은행의 우리웰리치주거래통장은 지난 달 31일기준으로 총 124만 762좌(2조 131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KB국민은행의 'KB국민ONE'통장도 지난 20일 기준으로 63만1036좌(1조 2774억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