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가매수차익 등으로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
  •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사들이기로 결정함과 동시에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의 지급여력(RBC·Risk Based Capital)비율이 소폭 하락하긴 하겠지만 문제될 게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RBC비율은 위험기준자기자본으로,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보유 중이던 삼성카드 주식 4339만3170주(지분율 37.45%)를 주당 3만5500원에 전량 매입키로 했다고 전일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1조5404억5800만원이며, 취득 후 삼성카드에 대한 지분율은 71.86%로 올라가게 돼 최대주주가 된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같은 날 자사주 300만주(발행 주식의 1.5% 규모)를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자사주 매입이 지난 20일 부로 완료되자마자 또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8.71%(1742만5221주)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이같은 지분매입 발표로 삼성생명의 RBC비율 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00%를 훌쩍 웃돌고 있는 점 등을 미뤄볼 때 문제 없다는 평가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책임준비금 외에 추가로 순자산을 보유토록 해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보험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토록 하는 안전장치다. 보험업법은 보험회사의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감독당국은 이보다 높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한 애널리스트는 "금번 발표로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소폭 하락하겠으나,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것"이라며 "규정상 구체적인 수치는 보고서 발표 이후에 오픈할 수 있어 언급하기에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카드 지분 매입에 따른 염가매수차익으로 RBC비율 하락률을 상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번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매입은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이 증가하는 부수효과가 발생하게 된다"며 "삼성생명은 그동안 지분법으로 평가했던 삼성카드를 연결하게 되는데, 주당 장부가치보다 싼 3만5500원에 인수하기 때문에 약 9643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애널리스트는 "올해 9월부터 연결RBC 적용 시 15%포인트 정도의 RBC비율 하락이 예상됐으나, 금번 염가매수차익 발생으로 인해 상당부분 상쇄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도 "현재 RBC비율은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00%를 훌쩍 상회하는 300%를 웃돌고 있어 금번 지분 매매 발표로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며 "향후 삼성카드 수익의 70%가량도 연결 기준으로 잡히며, 삼성카드의 배당도 수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