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국책은행장 교체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선임되면서 빈자리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채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수장 자리 공석이 예고된 가운데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어 올해 3대 국책은행장 '도미노 인사'가 점쳐진다.
◆산업·수출입·기업은행까지 연쇄 이동
3일 기획재정부는 AIIB 이사회가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을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Chief Risk Officer)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계약 절차를 거쳐 임기 3년의 부총재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이날 홍기택 회장은 후임 산업은행 회장에게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 등에 대한 사항을 중점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즉, 오는 3월 임기 만료 전 차기 산업은행장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홍 회장 역시 "당국과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정부도 후임자 선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홍기택 회장 후임으로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덕훈 행장이 산업은행 회장으로 옮기면 당장 수출입은행장 자리도 공석으로 남게 된다. 여기에 임기가 1년 남은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총선 출마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권선주 행장은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 권 행장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결국 기업은행도 새로운 수장을 찾아야 한다.
◆금융위원회, 외부 영입 or 내부 승진 두고 골머리
이처럼 국책은행장 자리가 한꺼번에 공석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산업, 수출입,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결국 국책은행장 자리를 두고 임종룡 위원장이 추천해야 하는데 마땅한 인재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올해 산업은행은 대기업 구조조정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결국 금융전문가를 영입해야 하는데 후보로 꼽을 수 있는 전문가들은 책임 부담으로 국책은행장보다 총선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또 현재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자칫 외부 영입을 서두를 경우 낙하산 인사로 노조와의 마찰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홍 회장의 거취가 확정된 이상 노동조합은 추후 진행될 정부의 선임 작업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차기 회장자리가 정권의 낙하산 놀이터로 전락하는 모습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차기 회장 내정되는 즉시 자질과 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진행, 산은 수장으로서의 자질미달로 판명 시 즉각적인 낙하산 저지투쟁을 벌일 것임을 천명한다"고 경고했다.
내부 승진자를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일각에선 모 은행 내 임원을 대상으로 자격 검증에 나선 결과 음주운전 적발 등 후보로 추천하기 부적합한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구조조정, 성과연봉제 도입 등 금융당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굵직한 사업이 있는 만큼 공석으로 나두긴 힘들 것"이라며 "2월 중 후임 작업을 완료해 공백이 없어야 금융당국이 당초 목표했던 일들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