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전통시장 사수 총궐기… 계약 종료 1달 앞둬수협, 다음 달 15일까지 입주 안 하면 법적 대응 고수
  • ▲ 노량진 수산시장.ⓒ뉴데일리DB
    ▲ 노량진 수산시장.ⓒ뉴데일리DB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둘러싼 수협-상인 간 갈등이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상인들이 계약종료 한 달을 앞두고 세 결집과 과시에 나섰다.

    상인들은 전통의 노량진시장을 지키겠다며 현 시장건물의 80%를 유지하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수협중앙회는 다음 달 15일까지 새 시장건물로 이주하지 않으면 계약만료에 따른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이하 비대연)는 15일 새 시장건물 정문 앞에서 냉동·패류 등 부류별 상우회와 중도매인·요식업 조합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 노량진수산시장 사수 총궐기 발대식을 열었다.

    비대연은 "국내 최대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은 89년의 역사를 가진 근대 문화재라 할 수 있고 오랜 시간 특별한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냈다"며 "수협은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문화유산적 가치와 전통, 독특한 문화를 가진 노량진수산시장을 말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협은 시장의 가치와 문화에 대해선 알지 못하고 시설의 첨단화가 현대화의 본질이라 생각하는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며 "새 시장 건물은 수산물 도소매시장의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졸속으로 지어져 시장 이전이 강행된다면 수산시장 쇠락과 상권 위축으로 산지 어민과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연은 "외국인 관광객은 단순히 수산물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량진수산시장만의 문화와 재미를 맛보려고 찾는다"며 "현대화 사업으로 특색 없는 수산마트만 남는다면 관광객 수는 줄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연은 "노량진수산시장의 가치와 전통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현 시장의 기본적인 골격이 보존돼야 한다"며 "안전성 검사와 보수, 동선 파악 등을 통해 현 시장건물의 80% 이상을 유지하는 선에서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연은 "현 시장건물이 낡긴 했으나 골격은 콘크리트 철골 구조로 튼튼하다"며 "관광명소로 오랜 역사를 가진 런던 버로우 마켓,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도 기존 철골구조는 유지한 채 낡은 시설만 리모델링해 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비대연은 "수협은 도매시장 기능을 유지하는 명목으로 노량진수산시장의 낙찰에 성공했고, 입찰 당시 신규사업을 벌이지 않는 조건으로 1조4000여억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며 "그럼에도 수협은 도매시장의 기능을 상실케 하는 현대화 시장으로 시장 종사자를 몰아넣고 임대사업을 벌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수협은 임대 수익에만 급급하지 말고 수협의 존재 이유가 어민과 수산 관련 종사자를 위한 것임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동작갑 전병헌(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물론 박기성(새누리당), 김종철(정의당), 이유진(녹색당), 김상철(노동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참석했다.

    수협은 이번 발대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특히 다음 달 15일 이후 임대차 계약 종료에 따른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해온 시위와 다를 게 없어 특별히 언급할 사항은 없다"며 "법적 대응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 텅 빈 노량진시장 현대화건물.ⓒ연합뉴스
    ▲ 텅 빈 노량진시장 현대화건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