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잘 나가는 글로벌 SPA '자라·H&M·포에버21' ,국내서 매출 반토막 '허우적'

'자라·H&M·포에버21' 성장세 꺽여조프레시 한국 시장 철수, 미국 포에버21 자리에 스파오·슈펜 출점가격경쟁력서 밀려··· "가격 인하 전망, 효과 기대"

입력 2016-02-17 11:00 | 수정 2016-02-17 16:39

▲ ⓒ조프레시


세계 시장에서 '잘 나가는' SPA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니클로를 제외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최근 잇따라 매장이 폐점되는 등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SPA 시장은 1위 유니클로의 독주 속에서 타 브랜드는 치열한 경쟁에 따른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전 세계 SPA 시장을 이끌고 있는 H&M과 자라는 국내에서 매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자라리테일코리아는 2014년 기준 한국 진출 6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냈다. 당시 매출은 2378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5% 성장에 그쳤다.

H&M의 한국법인 에이치앤앰헤네스앤모리츠도 매출 증가율이 2013년 36%에서 2014년 13%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반토막난 34억 원을 기록했다.

일부 업체는 국내에서 적자 점포를 철수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진그룹이 선보인 캐나다 SPA 브랜드 조프레시는 론칭 2년만에 한국 시장을 철수할 위기에 놓였다. 한국시장에서 매출이 신통치 않자 최근 캐나다 본사에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당시 조프레시의 국내 진출은 북미에서 인기가 매우 높은 브랜드인 데다 클럽모나코의 창립자가 만든 배경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후발주자업체로 경쟁에서 밀려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부터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등 잇따라 2개점을 철수했고, 현재는 시즌오프 세일을 통해 재고 처분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LA에서 3년 째 매출 4위를 달리고 있는 '포에버21'도 지난해 11월 말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를 접었다. 현재 국내 매장 수는 홍대점을 비롯해 2곳에 불과하다. 문을 닫는 가로수점에는 이랜드그룹이 건물을 통째로 임대해 스파오와 슈펜 매장을 들여놨다.

망고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망고는 2009년 제일모직과 손잡고 국내 진출했다가 2012년부터 본사에서 직접 전개하기로 했지만 점차 시장에서의 입지는 좁아지는 모습이다. 2014년 말 국내 최대규모이자 첫 매장이었던 명동 눈스퀘어점을 접고 현재 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SPA 시장의 포화에 따라 국내 진출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다. 유니클로의 초저가 브랜드인 지유(GU)는 2014년 말께 국내 진출을 계획했지만 현재까지 보류 상태에 있다. 

지유는 일본에서 '990엔 청바지'라는 초저가를 앞세워 유니클로를 뛰어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클로가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는 만큼 굳이 지유를 진출시켜 '중복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작업이 중단됐다는 해석이다. 지유는 2016년까지 국내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소극적인 현지화 정책·토종브랜드 가세에 시장 실패··· "소비자 외면"
  토종브랜드의 추격
··· 매장 확대 눈길

업계는 이들 브랜드의 부진이 소극적인 현지화 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고객서비스 수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데다 모바일 쇼핑 등 유통 흐름을 제 때 따라가지 못한 것을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의 브랜드들은 한국인에게 맞지 않은 디자인과 사이즈를 그대로 유통하고 있었고 온라인·모바일 마케팅에도 소홀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결론이다.

특히 초저가를 내세운 국내 브랜드들의 잇단 론칭에 가성비에서도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선 유럽처럼 지속적으로 추가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지 않아 가격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들은 디자인이나 가격 모두 차별화가 되지 않았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앞으론 디자인·가성비 등 국내 실정에 맞는 마케팅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 브랜드에 한해 가격이 인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을 대표해 온 유명 SPA 브랜드 갭(GAP)은 한국에서 가격 인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본사로부터 올해 대부분의 품목을 40%인하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갭을 수입해 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측은 "현재 시즌오프 행사기간으로 지난해 상품을 40%이상 할인 판매하고 있는 부분이 와전된 것 같다"며 "올해 가격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부인했지만 업계는 빠른 시일 내로 제품 가격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계속된 보도와 상당수의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가격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가격 인하 압박이 높을 것"이라며 "가격 인하 효과는 높을 것으로 전망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현지화 실패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SPA 후발주자인 토종 SPA 브랜드들은 최근 매장 수를 늘리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최근 가로수길의 포에버21 플래그십스토어를 밀어낸 이랜드그룹의 스파오는 국내 매장 수가 76개까지 늘었다. 스파오는 이랜드가 2009년 내놓은 국내 최초의 토종 SPA 브랜드로, 회사는 올해 국내에 스파오 매장을 20개 더 늘릴 계획이다.

신성통상의 탑텐은 지난 1월 서울 타임스퀘어점을 오픈하며 국내 매장 수가 109개로 늘어났다. 지난해만 32개 매장을 추가 오픈하는 등 매장 수를 전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2012년 론칭한 이후 국내 매장 수를 30개까지 늘렸다. 올해는 중국 사업 진출을 위한 작업에 몰두할 전망이다.

배태랑 rang0412@newdaily.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