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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호텔롯데가 일반 투자자의 참여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공모가를 주당 10만원 내외의 범위에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영권 분쟁 및 일본 기업 이미지 등으로 악화된 여론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만큼 '비싸지 않은' 수준의 공모가를 제시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과 상장 주관사 측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 대상 기업인 호텔신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비교적 큰 할인율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호텔롯데가 지난해 9월 임시주총을 열어 종전 1만원이었던 주식 액면가를 5000원으로 낮춘 것도 낮은 공모가를 위한 사전작업 성격이 강하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도 내려가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그룹의 다른 핵심 상장사들이 현재 주당 100만원에서 200만원(롯데제과 16일 종가 238만1000원)도 넘는 '황제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 공모가는 한층 더 투자자 친화적이 될 전망이다.
주당 가격이 높으면 개인 투자자들은 심리적으로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지난 2006년 롯데쇼핑 상장 당시에는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모가를 40만원으로 높게 잡았다가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이번 상장이 기업 이미지와 여론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투자 문턱을 낮추는 데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상장 차익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며 "그러한 차원에서 공모가 희망 밴드가 설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공모 규모와 관련해서는 롯데그룹이 전체 주식 수의 35~40% 수준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했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많게는 20조원까지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약세장 진행과 지난해 면세점(월드타워점) 특허 면허 갱신 실패 등의 요인으로 현 기업가치는 절반 수준으로 깎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의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인 삼성생명의 공모액(약 4조9000억원)은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공모가와 밸류에이션 등은 아직 산정 중"이라면서 "다만 '황제주' 논란이나 롯데쇼핑 상장 때와 같은 실수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5월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