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 추종·차선 유지 등 첨단 기술 탑재에도 판매 '부진'마케팅 부족·가격 등 경쟁력 하락 원인
  • ▲ ⓒ혼다코리아
    ▲ ⓒ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의 '뉴 레전드' 수입·판매가 잠정 중단됐다. 다소 높은 가격대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뛰어난 반(半)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춘 모델인 만큼 업계에서는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레전드는 2006년 4세대 모델로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2011년 환경기준 미달로 단종됐다. 이후 4년여 만인 지난해 5세대 모델 '뉴 레전드'가 국내에 출시됐다. 성능이 입증된 V6 3.5리터 직분사 엔진에 자율주행에 근접한 '혼다센싱' 등 프리미엄 사양을 대거 갖춰 성능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대우자동차에서 간판 모델로 판매했던 '아카디아'가 레전드 2세대 모델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 차량은 국내 소비자에게 낯설지 않다. 당시에도 아카디아는 뛰어난 기술력과 성능으로 고급차로 인정받았다.


    이에 새롭게 돌아온 뉴 레전드 역시 혼다코리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소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애매한 가격대가 걸림돌이 됐다. 혼다코리아측은 "엔고현상은 물론 일본에서 생산원가가 높아지면서 한국시장에서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졌다"며 "이에 뉴 레전드 수입·판매를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뉴 레전드는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1년이 채 안 돼 판매부진 등의 원인으로 다시 한국을 떠나게 됐다.


    실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뉴 레전드의 국내 판매가격은 6390만원이었다. 한 체급 낮긴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에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BMW 5시리즈 등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독일차 3사가 포진돼 있다. 그 결과 국내 출시 이후 판매대수(2015년 2월~2016년 1월)는 총 127대에 불과했다.

  • ▲ ⓒ혼다코리아
    ▲ ⓒ혼다코리아


    이처럼 부진한 성적에도 혼다코리아의 뉴 레전드 단종이 아쉬운 것은 국내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중에서도 손에 꼽힐만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돼서다.


    뉴 레전드는 혼다 센싱의 주요 기술이 적용된 차다. 특히 자동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daptive Cruise Control)와 저속 추종 시스템(Low Speed Following)의 접목은 정체가 심각한 고속도로와 도심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했다.


    최근 출시 차량에는 대부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장착돼 있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자동으로 차량이 정속 주행을 하는 기능이다. 앞차가 감속할 경우 자동으로 속도도 늦춘다. 다만 일정 속도 이상에서만 작동할 수 있어 도심에서 사용은 어려웠다.


    하지만 혼다는 여기에 저속 추종 시스템을 추가했다. 자동 감속과 차 간격을 제어하는 동시에 앞차가 정지 시에 함께 멈추고 발진 시부터 이를 따라 갈 수 있는 기능이다. 앞차가 차선을 변경하면 타겟을 자동으로 전환하고 일탈 시에는 시스템이 자동 해제되는 기능도 있다.

  • ▲ ⓒ혼다코리아
    ▲ ⓒ혼다코리아


    여기에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ane Keeping Assist System),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ollision Mitigation Brake System) 등도 장착됐다. 차간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고 경고·조절을 통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기능이다.


    특히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량이 차선 중앙에 위치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는 점에서 타사와 차별화가 이뤄졌다. 대부분 모델은 차량이 차선을 이탈 또는 이탈 위험이 있을 때 경고음과 함께 자동으로 운전대를 조절해 준다. 주행 차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준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뛰어난 기술이다.


    이외에도 멀티뷰 카메라 시스템(Multi View Camera System),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이 있어 전방위 시야는 물론 사각지대에서의 안전도 확보했다.


    자율주행기능은 아니지만 세계 최초로 적용된 4륜 정밀 조향 기술 'P-AWS(Precision-All Wheel Steer)'도 아쉽다. 


    뉴 레전드에 적용된 P-AWS는 도로상황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주행 안정성을 발휘한다. 후륜 좌우의 리어 토(Rear Toe)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직선주행이나 코너, 차선 변경, 제동 시 등 방향이나 속도 제어가 필요할 경우 각 상황에 맞게 후륜의 이동 각을 조절해준다. 따라서 운전자가 차량을 조작하기 쉽고 반응속도로 빠르게 느낄 수 있다. 또 안정적인 운행이 운전 중 피로감도 줄여준다.

  • ▲ ⓒ혼다코리아
    ▲ ⓒ혼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