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중앙은행(이하 ECB)이 지금까지 사용했던 모든 정책을 총동원한 추가 완화 패키지를 발표했다.
ECB는 10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자산매입 대상 및 규모도 확대했다.
특히 시장이 예상한 단기수신금리 인하 외에도 재융자금리, 한계대출금리까지 모두 인하했다.
이로써 3월 16일부터 단기수신금리는 0.1% 인하한 -0.4%가, 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0.05% 인하로 각각 0.25%, 0.00%가 적용된다.
단기수신금리 인하로 ECB의 자산매입 여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수신금리보다 높은 금리의 자산만 매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수신금리가 ECB 추가지준에도 적용되는 만큼 은행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총자산매입 규모는 오는 4월부터 매월 600억유로에서 800억유로로 확대했다.
또한 원활한 자산매입을 위해 국제기구 및 다국적개발은행에서 발행한 채권의 매입한도를 33%에서 50%로 확장했다.
ECB의 대규모 자산매입에 매입 가능한 국채 물량이 줄어들면서 회사채가 자산매입 대상에 포함됐다.
회사채의 경우 6월부터 매월 120억유로 규모로 매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을 자산매입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측면에서 논란을 무릅쓴 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책에 은행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경기부양과 신규대출 촉진을 위한해 4년만기 목표물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 II)를 4회 시행하기로 했다.
앞서 시행된 TLTRO이 끝나는 올해 6월을 시작으로 2017년 3월까지 분기별로 시행된다. 대출한도는 2016년 1월 말 기준으로 대출잔액(주택매입관련 대출 제외 가계대출+비금융 기업대출)의 30%에서 TLTRO I의 1, 2차 발행잔액을 제외한 금액이다.
과거대비 적용금리도 낮아졌다. TLTRO II는 향후 2년간 대출실적에 따라 재융자금리와 단기수신금리 범위에서 차등 적용된다.
이번 조치로 은행은 대출을 통해 ECB로 부터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예대마진 축소로 대출에 소극적인 은행을 감안해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퍼져나가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ECB의 통화정책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마이너스금리, 양적완화 및 자산매입 대상 확대, TLTRO II 도입 등 모든 정책을 쏟아내며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정책 실행의 주체인 은행의 적극성을 높이는 데는 미흡했다는 평가도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책은 마이너스 금리 차등적용과 대출 담보요건 완화 등 은행의 위험을 낮추는 조치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라며 “ECB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정책 발표 이후에는 과거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정책효과에 대한 검증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