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키웠던 ISA 도입 첫날 오히려 뒷걸음…美 기준금리 동결에 급등"증권주 상승세 유지 위해서는 ISA 활성화시켜 효과 살려야"
  • 지난주 증권주가 들썩였다.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는 막상 재미를 보지 못했다가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효과에 웃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주 동안 증권업종지수는 2.48% 상승했다. 지난 17일 하루에만 미래에셋증권이 10.37% 급등했고, 한국금융지주가 7.16%, 삼성증권과 대우증권도 3~4%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증권주의 지난주 상승세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올해 증권업계 최대 이슈로 꼽히는 ISA가 14일 도입돼 수익성 향상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주 초 증권주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시장은 기대와 반대 행보를 보였다. 14일 증권업종지수는 0.85% 뒷걸음질 쳤고, 오히려 은행업종 지수가 0.76% 상승했다. 증권업종지수는 14일 개장 직후 2% 가까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 막판으로 갈수록 힘을 잃었다.


    제도 도입 직후 ISA가 증권주 실적에 기여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실제 투자자들 역시 적극적인 가입보다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ISA가 타 상품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분석과 함께 수익률이 공개되고 계좌 이동이 시작되는 5월 이후가 돼야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증권주는 즉각적인 ISA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증권주의 반전은 17일 전개됐다.


    현지시각으로 16일 미 FOMC는 이틀간의 정례회의를 마치고 시장의 예상대로 지난 1월 회의에 이어 현행 0.25%~0.50%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주에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17일 증권업종지수가 4.4% 급등했다.


    증권주는 연초 이후 중국 증시가 흔들리고,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며 지난달의 경우 1년래 최저 수준인 1447.66까지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3월 들어서는 외국인의 귀환과 미국 금리동결로 다시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지난 1월 미국과 중국 등 G2 리스크로 증권주가 급락했지만 현재 미국은 안정이 됐고 중국 불안감도 잦아들 가능성이 높다"며 "FOMC가 기준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져 증권주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주가 추가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ISA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SA 도입 이후 시장 규모가 50조원에 이를 수 있지만 이에 비해 증권사의 현재 시스템으로는 수수료 수익 규모가 1500억원 가량에 불과해 실질적인 수익성 증대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전체 증권사의 연간 수수료 이익 7조9300억원 대비 1.8%에 불과한 수준이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SA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 가입대상자 범위와 납입한도 확대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경완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수료 수익은 미미한 반면 오히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경쟁으로 실적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수수료 수익을 위해서는 일임형 ISA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제한적인 투자금과 비과세혜택, 5년 이상 의무 유지 등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ISA를 통한 증권주의 수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