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채권단 실무자 회의 "금융기관이 정상화 도우려는 것"

  • ▲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자율협약으로 가는 첫 발을 뗐다. ⓒ 뉴데일리
    ▲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자율협약으로 가는 첫 발을 뗐다. ⓒ 뉴데일리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자율협약으로 가는 첫 발을 뗐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현대상선 채권단은 22일 오후 3시부터 채권자 실무자회의를 열고 현대상선의 조건부 자율협약 안건을 부의한다.

    전일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한 채권단에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공동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낮은 강도의 워크아웃으로 분류된다. 자율협약에 돌입하면 채권단은 원금과 이자 상환을 3개월간 유예하고 출자전환을 비롯한 채무 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이번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추진, 이 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되면 자율협약은 종료된다는 단서가 붙었다.

    산업은행이 현대상선 자율협약에 나선데는 무엇보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산업은행 측은 현대상선을 향해 "뼈를 깎는 노력", "용선료부터 낮춰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내 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이 진전을 보여 금융기관들이 정상화를 도우려는 것"이라 말했다.

    특히 현대상선이 한진해운과 더불어 국내에 2개 뿐인 컨테이너 선사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해운업계의 장기 침체로 채무는 총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1조8000억원은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렸고 나머지는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메웠다.

    현대상선은 정부가 해운업계 지원조건으로 제시한 부채비율 400%이하에 맞추기 위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고 핵심 계열사인 현대증권까지 매각에 나선 상태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 22.4%를 보유한 1대 주주이다.
    현재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KB금융지주 등 6곳으로 본입찰은 오는 24일 이뤄진다. 현대증권의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매각 대금으로 주식담보대출(3600억원)을 상환한 뒤 남은 2400억원은 대출금, 회사채를 갚는 데 쓰일 수 있다.

    문제는 현대상선이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800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수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1700%이다.

    이밖에 현대상선은 부산신항만 지분을 싱가포르항만공사(PSA)에 매각하는 계약도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