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단 창단부터 우승까지, 금융권 입성기와 닮은 꼴금융사 인수로 사세 확장, 해외 진출로 글로벌 진용까지
  • ▲ OK저축은행 배구단 선수들이 지난 25일 V리그 우승한 뒤 구단주인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을 헹가래 치고 있다.ⓒOK저축은행
    ▲ OK저축은행 배구단 선수들이 지난 25일 V리그 우승한 뒤 구단주인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을 헹가래 치고 있다.ⓒOK저축은행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스포츠 업계에서도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5일 자회사인 OK저축은행이 운영하는 배구단이 창단 3년 만에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올린 것.

    특히 지난 시즌부터 ‘We Ansan’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걸고 안산시민과 함께 한 만큼 더욱 값진 우승 트로피를 올렸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최 윤 회장의 9전10기의 도전정신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녹록치 않았던 배구단 창단, 금융권 입성기와 닮은 꼴

    OK저축은행 배구단이 창단 3년 만에 2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돌풍을 몰고 왔지만 사실 배구단 입성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2012년 해체 위기에 놓였던 드림식스 팀과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으면서 처음으로 배구계에 발을 내딛게 됐다.

    이후 시즌에서 드림식스 팀은 6개 구단 중 4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아프로서비스그룹 역시 네이밍 스폰이 아닌 정식 인수를 희망했다.

    하지만 대부업이라는 편견의 벽을 넘지 못해 배구단 인수에 실패했다.

    결국 최윤 회장은 남자배구 7구단을 창단키로 결정, 한국배구연맹의 승인 허가 만장일치로 OK저축은행 배구단을 출범하게 됐다.

    최 회장이 배구단 창단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체육관 가득 울려 퍼진 러시앤캐시 응원 때문이다.

    대부업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그동안 저축은행 인수에서도 번번이 고베를 마셨던 설움이 한 번에 사라졌던 것.

    실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지난 2008년부터 부실로 퇴출 선고를 맞은 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끝없이 도전해 왔다. 이어 10번째 도전 끝에 2014년 가교저축은행이었던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며 제도권 금융에 안착하게 됐다.

    ◆대부업 딱지 떼고 이젠 글로벌 소비자금융그룹으로 발돋움

    제도권 금융 진입에 성공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OK저축은행을 필두로 국내·외 영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국내에선 OK저축은행이 자산 1조4468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거래 고객은 20만5760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씨티캐피탈 인수에도 성공하며 종합금융그룹로써 진영을 갖추기 시작했다.

    해외 진출도 가속도가 붙었다.

    2012년 중국 천진을 시작으로 2013년 심천, 2013년 중경까지 중국 내 3개의 법인을 운영 중이다.

    중국의 개인금융 시장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 방면에 노하우를 가진 금융기관은 없다고 판단한 최윤 회장의 지시로 2010년부터 중국진출을 준비했다.

    중국의 경우 성, 직할시, 자치구 등 각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영업할 수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중국 법인은 95% 이상이 중국 직원으로 이뤄져 현지화 영업이 정착됐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2015년에는 폴란드 현지법인를 설립했고 올해 역시 인도네시아 안다라 은행 인수를 추진해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다.

    ◆최윤 회장 “나는 오리지널 코리안”

    최윤 회장은 대부업 수장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일본계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는다.

    그렇듯 최 회장은 재일교포3세로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그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로 힘겨운 성장기를 맞이했고 오히려 한국인으로써의 긍지가 성공의 발판이 됐다.

    최윤 회장이 일본에서 한국식 불고기 음식점 ‘신라관’을 운영했던 점은 유명한 일화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OK저축은행의 사명 속에도 애국심이 녹아 있다. OK는 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의 약자로 최윤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이 때문에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대부업 꼬리표보다 일본계라는 소리에 더욱 발끈한다.

    내부 관계자는 “OK저축은행 출범 당시 최윤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인수자금을 만들었던 만큼 일본계 자금이 아닌 순수 한국계 자금으로 출발했다”며 “현재는 국내 금융그룹으로써 한국법인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최윤 회장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저축은행 인수 당시 금융당국과 약속했던 대부업 자산도 줄여야 되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증권, 자산운용 등 부족한 계열사도 확보해야 한다.

    편견과 차별 속에 그의 도전기는 지금도 새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