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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없는 경영권 분쟁으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이 5개월간 약 50억원 가량의 사재를 낭비했다. 이 과정에서 민유성 고문과 측근들만 반사 이익을 누렸다. 3년간 이 싸움을 유지하려는 민 고문의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신 전 부회장은 적어도 360억원 이상의 사재를 더 쏟아부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SDJ코퍼레이션이 특수관계인 신동주 개인에게 차입한 금액은 2015년 10월부터 5개월간, 총 48억2000만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SDJ코퍼레이션은 민유성 고문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돕기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한 회사이다.
현재 분류상 '상품 종합 도매업'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정확한 업무에 대해서도 공개된 바 없다. 민유성 고문, 정혜원 홍보담당 상무 등을 제외하고는 정확한 임직원 숫자도 파악되지 않고 있는 베일에 가려진 페이퍼 컴퍼니 개념이다.
하지만 지난 5개월간 신 전 부회장의 사재 약 50억원이 이곳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월 평균 약 10억원에 이른다. 명목상은 회사 운영자금이다.
구체적인 지출 내역을 확인할 수 없지만 민유성 고문(나무코프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에 대한 인건비, 사무실 임차비용, 김수창 변호사 등 법무법인에 지불하는 각종 소송 관련 비용, 홍보대행사 대금 등으로 지출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자금이 민유성 고문과 그 측근들에 흘러 들어간 셈이다.
최근 민유성 고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며 "이번 싸움을 길게는 3년 정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만 해도 향후 약 360억원 이상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재계에서는 롯데가 경영권 부쟁의 최대 수혜자는 민유성 고문과 그의 측근들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혜원 SDJ 코퍼레이션 홍보담당 상무,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변호사,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권종순씨까지 모두 민 고문과 학연 등의 인연으로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수창 변호사는 민 고문과 경기고 동창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승산 없는 싸움이 결국 재계 5위인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2만명에 이르는 롯데 임직원들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두 번이나 주주총회에서 승리했다. 한일 임직원 모두 신동빈 회장에게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