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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정부 국책과제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약 연구개발(R&D)에 탄력을 받게 됐다.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제품부터 기대되는 유망 신약 후보물질까지 정부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상호 윈윈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수앱지스, 안트로젠, 제넥신·한독 등이 정부 신약 개발 과제로 선정돼 연구비를 지원받는 쾌거를 이뤘다.
이수앱지스는 올해 2건이 국책과제로 선정됐다. 파브리병 치료제인 파바갈(Fabagal)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위한 사전조사·임상시험계획서 개발 컨설팅과 난치성 항암 치료용 신약인 ISU104의 비임상 개발이 그것이다.
파브리병 치료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제약산업 컨설팅 지원 사업으로 선정됐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파바갈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위한 사전조사와 최종 시험계획서를 도출해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행기간은 오는 11월 말까지며 사업비는 1억원으로 정부가 5000만원을 출연한다.
난치성 항암 치료 신약의 경우 보건복지부 첨단의료기술개발사업에 선정, 난치암 치료용 항 ErbB3 항체신약(ISU104) 비임상 개발을 수행한다. 기존 항암 치료제에 내성을 보인 재발암 모델에서 탁월한 종양 축소 효능이 확인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과제 수행기간은 12월 말까지며 사업비는 6억5273만2000원이다. 이 중 정부출연금은 3억7500만원이다.
안트로젠은 줄기세포 재생의료로 재생국책과제인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됐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줄기세포 3차원 배양 원천기술로 개발한 시트형 당뇨병성족부궤양치료제의 효능·안전성을 평가하는 제2상 임상시험에서 정부지원을 받는다"고 전했다. 수행기간은 12월말까지며 사업비는 8억원 규모로 정부가 6억원, 안트로젠이 2억원을 부담한다.
제넥신과 한독은 공동개발 중인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GX-H9이 정부의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2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GX-H9은 제넥신이 보유하고 있는 항체융합기술(Hybrid Fc)을 적용한 성장호르몬 바이오 신약이다.
이는 매일 투여해야 했던 기존 호르몬 제품과 달리 주 1회 또는 월 2회로 주사 맞는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소아를 대상으로 다국적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경한수 제넥신 대표는 "이번 과제 선정을 계기로 유럽 주요 국가 등 총 18개 국가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이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미 지난해 테라젠이텍스와 동구바이오제약, 비씨월드제약은 각각 국책과제에 선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는 질병관리본부의 국책과제인 한국인 칩을 활용한 10만명 유전체정보 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인체자원은행 시료 10만 유전체 정보를 생산하고 한국인 연구집단 유전체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경기도 국책과제로 선정됐다. 해외 제약플랜트 수출사업 추진을 통해 파머징(제약 신흥시장) 국가의 보건의료 향상과 기술 전수를 통한 수익창출 등을 목표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비씨월드제약도 보건복지부의 첨단의료 기술개발사업인 고지혈증·당뇨병 치료를 위한 서방성 복합제 개발 사업을 국책으로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제약은 기업만의 노력으로 융성하기엔 역부족인 산업인 만큼 정부차원의 신약개발 지원에 환영하는 입장"이라면서 "지금이 규제 완화의 적기라고 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신약개발 분야를 지원해 온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신약을 개발하고 신약개발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부처 간 연구개발 경계를 초월한 범부처 전주기 국가 R&D 사업이다. 오는 2020년까지 총 9년간 1조600억원이 투자되는 신약개발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