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분산-면학 저해 우려
  •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재수생 등 N수생의 대입 성공을 위해 기숙·재수학원들이 '이성교제'를 통제하고 있다. 성공적인 수능을 위해 수강생의 교제를 통제하고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재수생 등 N수생의 대입 성공을 위해 기숙·재수학원들이 '이성교제'를 통제하고 있다. 성공적인 수능을 위해 수강생의 교제를 통제하고 나선 것이다. ⓒ연합뉴스


    재수생 대상 입시학원들이 '이성교제' 차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녀 학생을 분리한 형태의 기숙학원이 상당수 운영 중이며 통학이 가능한 재수학원의 경우 수강생 이성교제 적발 시 '강제퇴소'로 규제하는 곳이 있을 정도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재수학원들은 자칫 이성교제로 성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사업 형태, 규제 등을 통해 남녀 재수생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15일 교육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2016학년도 수능에서 전체 응시자 중 고교 졸업생은 13만여명으로 올해 11월17일 시행되는 2017학년도 수능에서 재수생 등 N수생 약 10만명이 시험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능은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국어영역 통합형 실시·수학 출제범위 변경 등 전년도와 다른 형태로 실시되면서 재수생은 체제 변화에 따른 적응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힌다.

    기숙·재수학원은 재수생의 목표 대학 진학과 관련해 커리큘럼을 강화하면서 집중 분산, 면학 분위기 저해 등을 이유로 이성교제를 규제하고 있다.

    기숙학원의 경우 아예 남학생, 여학생 전용으로 구분한 형태로 이성교제를 할 수 없는 환경을 구축하기도 했다.

    여학생 전용 기숙학원의 경우 진덕여자기숙학원, 한샘여학생기숙학원 등이 운영 중이며 메가스터디기숙학원, 비상에듀기숙학원, 스카이에듀 숨마투스기숙학원, 진성기숙학원, 탑클래스 등은 남학생 전용 시설을 갖췄다.

    올해 초 양지 메가스터디기숙학원은 경기 용인시에 남학생 전용 시설을 확장·개원하면서 입소 시 이성교제를 할 수 없는 부분을 강조했고 숨마투스학원의 경우 3가지 불가 사항으로 흡연·학습 외 전자기기 이용과 함께 이성교제를 포함시켰다.

    남녀 재수생 모두 입소가 가능한 기숙학원의 경우 강의실·식당·독서실 등 시설 이용 시 이성 간 착석을 금지, 재수학원 중에서는 수강생의 이성교제가 적발될 경우 강제퇴소로 규제한 곳도 있다.

    한 기숙학원의 경우 남녀 학생이 함께 걷는 것 조차 불가사항으로써 접촉 자체를 봉쇄했다.

    A기숙학원 관계자는 "이성교제를 통제하거나 남녀 학생의 접촉을 금지하는 것은 재수 생활로 잃어버린 1년이 아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의미로 성공적인 재수를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재수를 경험했던 이들도 이성교제를 방해 요소로 꼽았다.

    대학생 남모씨(24·서울 강서구)는 "여자친구가 생기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고 공부할 시간도 뺏기게 된다. 확실히 재차 수험생활을 하면서 연애를 하면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씨(26·여)는 "1년간 재수생으로 공부하면서 집중을 위해 외출을 극도로 자제할 정도였다. 힘들긴 했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당연히 이성교제는 외면했다. 대학 진학 후에서야 남자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숙학원의 경우 여학생보다는 남학생 전용 시설이 많다. 입시업계에서는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이성교제로 인해 흔들리기 쉬운 부분이 전용 기숙학원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내다봤다.

    B입시업체 관계자는 "남학생의 경우 이성교제로 성적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지치고 힘들 때인 재수 기간에는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에 재수학원에서 관리하는 것이고 여학생은 선택적 집중을, 남학생은 하나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남자 재수생의 경우 이성교제로 인해 영향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종국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재수생 입장에서 이성교제는 신경쓰이는 게 많을 수 있고 에너지를 뺏길 수 있다. 이성친구가 있으면 집중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어 기숙학원에서도 남녀를 분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적으로 봤을 때 집중을 해야만 좋은 성적을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