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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이 결국 수수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인상 타깃은 주거래 고객이 아닌 타행 간 이체·송금이 많은, 이른바 허브통장으로만 이용하는 고객으로 제한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내달 13일부터 영업시간 중 ATM를 통해 다른 은행으로 돈을 이체할 경우(10만원 초과 시) 수수료를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한다.
앞서 신한은행도 2월부터 10만원 이상 이체·송금 금액에 대해 창구 및 ATM 이용 수수료를 인상한 바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ATM을 통한 타행 간 송금·이체수수료가 1000원으로 경쟁은행과 비슷하지만 창구이용 수수료는 500원 정도 낮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인상할 여지가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수수료 인상에 나서며 고객 원성을 사고 있지만 속내를 따져보면 주거래 고객에게는 무료 정책을 이어가며 내부단속에 나서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권은 서로 고객을 뺏어오기 위해 대부분 영업 부분에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남발했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내방 고객은 줄고 인터넷, 모바일 고객이 늘어난 만큼 비용 측면에서 수수료 정상화 작업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그 타깃이 주거래고객이 아닌 면제 혜택만 누리고 있는 체리피커 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 내역을 살펴보면 자행 간 거래보다 타행 간 이체·송금거래 시에만 수수료를 인상하는 모습이다.<표 참조>
또 타행 이체·송금 거래에도 급여이체 실적, 일정금액 이상의 카드 사용 등 주거래 이용 고객에게는 면제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타행 간 이체이용이 많은 개인사업자, 즉 소상공인 역시 각 은행마다 출시한 주거래통장을 이용하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로 우리은행의 ‘우리동네사장님’ 통장의 경우 예금 가입 고객에게 월 10회 인터넷뱅킹 수수료 면제와 함께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 타행 납부자 자동이체수수료,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면제를 제공한다.
또 전월 신용카드가맹점 매출대금이 이 예금으로 입금되는 경우 전자금융수수료 및 우리은행 자동화기기 수수료가 전액 면제 된다.
일각에선 계좌이동제 실시 이후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심화돼 타행 간 이체·송금 수수료 인상을 촉발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이전까진 휴대폰, 아파트 관리비 납부 등 공과금 납부 실적만 있어도 면제혜택이 주워졌다.
하지만 고객들이 계좌이동제로 인해 그동안 따로 관리했던 계좌를 한 곳으로 관리하게 되면서 은행 역시 주거래고객과 비거래고객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천편일률적으로 제공되던 은행서비스가 차별화되기 위해선 수수료가 공짜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수수료 정상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