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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좌초 위기에 몰린 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대수술에 나섰다.

26일 정부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를 개최하고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정부는 5대산업(조선·해운·철강·건설·화학) 중 조선과 해운업의 상황이 가장 어렵다고 보고 이 두 산업의 구조조정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중 해운의 경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해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등 정상화 방안 진행경과를 살펴보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두 해운사가 '해운동맹'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해양수산부ㆍ금융위원회ㆍ산업은행 등이 공동 TF를 구성해 지원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설에 대해 "합병 방안 논의는 현시점에서 시기상조일 뿐 아니라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현대한진 3개 관문 통과해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3차 회의에서 "운임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금년들어서도 25%나 하락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안되면 채권단의 선택은 법정관리"라며 "기업 상황이 나빠지고 구조조정 지연되는 것을 둘 수 없다. 선주들에게 5월 중순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후속조취를 취하겠다"고 통보했다.

임 위원장은 "현대상선의 용선료가 시세보다 4~5배 높고 2020년까지 지불해야 할 금액이 5조원이 넘는다"며 "용선료를 절감하지 못하면 아무리 다른 정상화 계획 나온들 살 수 없다. 3개 관문을 통과해야한다. 용선료 협약채권자의 자율협약과 사채권조성, 두개 모두가 성공해야 자율협약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채권단은 현대상선에 자본 빌려줬고 선주들은 배를 빌려줬다. 둘다 채권자인 만큼 채권은행만이 아니라 선주도 공평분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 위원장은 "용선료 조정 과정에서 보면 용선료 낮춰줄테니 채권단이 지급보증해 달라는 일부 선주들이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정부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현재 총 2조9000억원의 자구계획을 넘어 4조3000억원을 이행(이행률 152%)했다. 이를 통해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여 유동성 확보에 나섰고 현대증권 등 자회사 매각 및 자산 매각 등 노력으로 차입금 1조1000억원을 줄였다. 대주주 담보대출, 현정은 전 회장의 사재출연을 통해서도 3005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25일 현대상선과 동일한 방식의 정상화방안 추진을 내용으로 조건부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도 채권단의 세부방안 보완 협의후 실무협의를 통해 자율협약 개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과정은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처리될 계획이다.

한진해운도 총 2조5000억원의 자구계획을 넘어 3조3000억원을 이행(이행률 132%)해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여 유동성 확보에 나선바 있다. 또 자구노력 등으로 차입금을 2조5000억원 줄이고 대주주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8200억원을 지원했다.

정부와 채권단도 현대상선에 1조432억원, 한진해운에 9389억원 등 약 2조원 규모의 공모사채 차환을 지원했고 채권 만기연장 등을 통해 8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등 정상화 방안 진행경과를 살펴보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합병 시기상조일 뿐"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설에 대해 지금이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는데 현재 용선료 협상이 진행 중에 있고 합병 시기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게 정부 측 입장이다. 

단, 정부는 만일 어려움이 있어 정부와 채권단이 4개 과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인데 가닥이 잡히면 채권단 중심으로 해운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라고. 

따라서 정부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가 본궤도에 안착한 이후 양사의 합병 등 중장기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한진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

한편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소식을 접한 해운사들은 "자구안 노력에 더욱더 힘쓸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현대상선 한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일부터 해결해 나가는게 우선"이라며 "용선료 협상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측은 26일 공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마련하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제출한 자구안에 따르면 터미널 유동화 추진으로 1750억원을 마련하고 런던과 아틀란타, 부산 등 사옥 매각을 통해 1022억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상표권·벌크선·H-Line 지분 등 자산 매각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총 4112억원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해외선주들과의 협상을 통해 용선료를 조정하는 한편 각종 차입금 상환 유예 등 비협약채권 채무조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용선료 인하를 위한 선주 협상을 진행하고 공모 회사채 유예를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