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건설,우림건설 등 부조리 심각…'채권단 낙하산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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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뉴데일리경제

    정부가 5대 취약업종에 건설산업을 포함시키면서 건설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기업회생 절차가 안일하게 진행되면서 한계기업들이 경영개선을 못한 것은 모럴헤저드(도덕적 헤이)에 빠진 현직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부실이 핵심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모럴헤저드에 빠져 경영부실을 불러온 현직 경영진들을 대거 이선으로 물러나게 해야 기업회생을 이룰수 있다는 지적이 높다.

    건설업계는 해운업 등에서 거론되는 인수합병 방식보다는 한계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하거나 경영진교체를 통한 재기 모색 등의 형태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동안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상태에서도 경영정상화 노력보다는 개인적 사익을 누리기위해 배임 등 방만한 경영을 일삼은 경영진은 대거교체 등 강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시중은행이 주도해 부채가 많은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경남기업, 동문건설, 대동종합건설, 롯데기공, 삼호, 신일건업, 이수건설, 우림건설, 월드건설, 풍림산업 등 11곳이 워크아웃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들 건설사는 대부분 워크아웃 졸업에 실패, 여전히 경영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유임시켜주고 채권,채무만 동결하는 방식의 ‘기존관리인유지제도(DIP)’가 기업부실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DIP제도가 적용된 건설사는 동문건설(CEO 경재용,공재국), 우림건설(심영섭), 삼호(추문석) , 풍림건설(이필승), 월드건설(조대호), 고려개발(김종오), 벽산(김인득) 등이다.

    DIP는 수주산업 특성상 기존 경영진의 인맥과 영향력이 수주에 유리, 조기 회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영권이 보장되는 만큼 신속한 사업 추진도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 경영진이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지않아도 되는 구조다 보니 이들의 도덕적 불감증을 낳기 쉽다. 또 공적자금을 투입해 오너일가의 배를 불려주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점을 악용해 고도의 배임행위 등을 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으나 법원과 채권단의 관리가 허술해 문제점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건설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시 DIP제도부터 손 봐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존 경영진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에 한계기업이 만연한 것은 기업의 경영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한 결과"라며 "건설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공사대금의 지급거절이나 삭감조치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어 협력사의 부도를 초래하는 등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에 만연한 또다른 문제점은 채권단에서 은퇴예정인 채권단 간부들을 건설업 특성에 연고가 없음에도 주요한 자리로 내려보내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기존경영진과 채권단이 밀약을 맺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나눠먹기식 행태는 국민의 세금으로 형성된 공적자금을 투입해 기업회생이 필요한 건설사의 경영정상화를 이루고자 하는 기본취지와 어긋난다.

    이처럼 채권단의 낙하산 인사가 이뤄진 건설사 또한 ‘CEO퇴진’ 등 강경조치가 이뤄질 때 실질적인 기업구조조정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5년도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0개사 중 14개사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신청 포함) 중이다.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고려개발과 진흥기업·신동아건설·동문건설이 워크아웃 중이다. 법정관리는 동부건설·경남기업·삼부토건·극동건설·STX건설·울트라건설·동아건설산업·티이씨건설·남양건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