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금융위·산은 공동TF, 한진해운도 같은 방식 추진
  • ▲ 구조조정협의체 참석한 금융위원장.ⓒ연합뉴스
    ▲ 구조조정협의체 참석한 금융위원장.ⓒ연합뉴스

    정부 구조조정 협의체는 국제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재편과 관련해 우선 현대상선의 제3 동맹 가입은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해양수산부가 해운동맹 소속 외국 선사에 보낸 경영 정상화 지원 서신이 효과를 봤다는 자체 판단이다.

    해수부·금융위원회·산은이 참여하는 공동TF(기획반)는 회의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관계자를 불러 직접 의견을 듣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흔한 경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2일 금융위 등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연 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양 선사가 해운동맹에서 제외되지 않게 해수부·금융위·산은 등이 공동TF를 구성해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금융위·산은은 별도의 조직이나 인적 구성없이 세 기관의 실무과장 선에서 공동TF 진용을 짰다. 실무를 맡은 간부들이 수시로 만나거나 통화하며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TF 관계자는 "협의체 개최 전에 실무자끼리 만나 양 선사의 해운동맹 등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지금까지 2차례 만났고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관계자도 따로 불러 직접 의견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 진행과정에서) 현대상선 관계자를 직접 만나지는 않는다"며 "TF 회의에서는 만나 (해운동맹 재편과 관련해) 우려하는 내용을 직접 전달받았다"고 부연했다.

    TF 관계자는 "회사 정상화 추진 현황과 채권단의 지원 의지를 담은 해수부와 산은의 콤포트 레터(comfort letter)를 해운동맹 선사에 전달한 것도 현대상선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대상선은) 특히 정상화를 주도하는 산은의 콤포트 레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TF 관계자는 "해수부를 비롯해 다른 채널을 통해서 (콤포트 레터를 전달받은 외국 선사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감을 잡고 있다"며 "현대상선이 포함된 G6의 남은 선사는 현대상선이 살아난다면 기존 파트너(현대상선)와 새 동맹에서도 함께하는 게 낫다는 견해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국제해운동맹은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 CMA-CGM과 4위 선사 중국의 코스콘(COSCON)이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오션을 내년 4월 출범키로 하면서 새 판 짜기에 들어갔다. 오션과 함께 기존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2위인 스위스 MSC가 뭉친 2M이 양대 산맥을 이룰 예정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제3의 해운동맹 가입밖에는 길이 없는 처지다. 제3 해운동맹은 지난 21일 합병추진을 발표한 독일의 하팍로이드와 중동의 UASC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팍로이드는 현대상선과 함께 G6에 포함돼 있다.

    TF는 앞으로 한진해운도 콤포트 레터를 요청해오면 들어준다는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위나 산은은 채권에만 관심을 두었으나 3월 말부터는 해운동맹 재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게 됐다"며 "TF가 고위급 의사결정조직은 아니지만, 실수가 없도록 앞으로도 유기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