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 후 사회통합 위해서라도 연정 필요”
  • ▲ 지난달 30일부터 8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이탈리아, 독일,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4개국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독일 현지시각 3일 오전 한스자이델재단에서 연정 전문가인 맨레 한스자이델재단 위원장, 우르줄라 뮌히 정치교육 아카데미 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제공
    ▲ 지난달 30일부터 8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이탈리아, 독일,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4개국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독일 현지시각 3일 오전 한스자이델재단에서 연정 전문가인 맨레 한스자이델재단 위원장, 우르줄라 뮌히 정치교육 아카데미 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제공


    유럽 연정(聯政) 시스템 선진국인 독일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다시 한 번 한국형 연정 체제 구축을 화두로 꺼냈다.

    2년 전인 2014년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국내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처음이나 마찬가지인 여야 연정을 전격 실행한 남 지사는, 현지시간으로 3일 오전 930분부터 독일 뮌헨에 있는 한스자이델재단을 찾아, 독일 내 연정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여야간 정치적-이념적 한계를 뛰어 넘은, 대연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남경필 지사는 4.13 총선 결과 정치적 지형이 여소야대로 바뀐 현실을 언급하면서, “(우리 한국은) 안보와 통일, 경제 구조 등 힘을 모아도 풀기 어려운 난제에 직면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의 정치를 하라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주신 명백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어 남경필 지사는 우리 정치현실과 국민의 요구를 결합시킨 한국형 연정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우르줄라 맨레(Ursula Mannle) 한스자이델재단 위원장과 우르줄라 뮌히(Ursula Münch) 뮌헨대 정치학 교수, 빌리 랑에(Willi Lange) 한스자이델재단 동북아시아과장 등 독일 내 연정 전문가가 함께 했다.

    남 지사는 이 자리에서 독일의 연정 도입배경과 제도 도입 초기 난제를 극복한 경험, 통일과 연정과의 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경기도는 이날 간담회의 목적을 서로의 연정 경험을 나누고, 남 지사가 추진 중인 경기 연정에 접목할 수 있는 정책협력 방법과 제도화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르즐라 뮌히 교수는 독일이 연정을 도입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선거시스템이 가진 근본적 한계, 군소 정당도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환경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얻기 힘든 불가피함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독일은 연정이라는 테마가 핫 이슈다. 연정은 서로 다른 상대들이 같이 정책을 고민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하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르즐라 뮌히 교수는 때로는 연정의 장점이 단점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3~4개 정당이 개입되면 정책적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결과를 두고 책임소재 등 논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맨레 위원장도 선거 과정에서 심하게 논쟁했던 특정 정책 사안이 연정 협상과정에서 약화되면, 민심이 등을 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연정협상이 끝나고 나면 각 정당은 내부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연정을 맺는다는 게 지금은 굉장히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독일의 현실을 전했다.

    남 지사는 연정이 독일 통일 과정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한국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할 때, 사회 통합과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 지사는 복잡 다양해진 사회에서는 독일과 같은 다당제, 연정 시스템이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도지사 후보자 시절인 20145월 연정을 공약으로 발표하고, 취임 직후 경기도의회와의 협력을 통해, 전국 최초로 여당 도지사와 야당 사회통합부지사가 함께 정책을 펼치는 경기 연정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치열한 정책 대결 속에서도 3차례의 대연정을 비롯해 24차례나 연합정부를 구성한 역사를 갖고 있다. 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 현 독일 총리도 2013년부터 기사당, 사민당과 대연정을 맺고 독일을 이끌고 있다.

    경기도는 평소 남 지사가 연정에 유연한 독일의 정치문화를 독일이 만드는 최고의 상품이라고 평가하면서, 독일의 정치·경제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한국만의 연정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해 왔다고 말했다.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 김현삼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태길 도의회 새누리당 대표 등 경기연정 핵심인사로 구성된 대표단도 지난 27일부터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연정 연수에 나서, ‘경기연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표단의 유럽 방문은, 정치 선진국들의 연정 제도와 운영사례를 배우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

    대표단은 5일까지 독일 헤센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주, 이탈리아 민주당과 사회당 관계자 등을 만나 유럽 연정의 실태를 확인하고, 이탈리아 볼로냐 에밀리아 협동조합 운영상황을 살펴 본 뒤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