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3사가 최근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최종 타결까지 험난한 진통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0일 오후 울산 본사에서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 양측 교섭대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가졌다.
노조 요구안에는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 요구안을 다 들어준다면 올해 4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회사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데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우조선도 10일 오후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정성립 사장과 현시한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첫 임단협 교섭을 가졌다.
노조 요구안에는 △총고용 보장 △임금제도 개선 △단체협약 갱신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개인연금보험 재가입 등이 포함됐으며 별도의 임금 인상은 요구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산업은행에 제출한 회사 정상화까지 임금을 동결하고 파업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따른 것이다.
반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이보다 한 발자국 물러난 요구안을 제출했다.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노동자협의회는 지난해 0.5% 임금 인상보다 후퇴한 요구안을 내놓으며 일에만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현 상황에서 무리하게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측은 임단협 협상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제 막 협상을 시작한 상황이라 뭐라 말할 수 있는게 없다"면서 "협상을 잘 마무리해서 조기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 역시 "지난주 노동자협의회에서 처음 얘기가 나온 사항"이라면서 '향후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접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