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채무 1조7000억원에 대해 출자전환과 이자를 깎는 방안에 돌입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현대상선 채권단과 해외 선주사의 막바지 용선료 협상에 힘을 싣기 위한 수순으로 본협상에서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가 이뤄질 때 조속한 정상화 지원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국책 선사를 살리기 위해 채권단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7일 오후 채무 재조정 방안을 각 채권단에 전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회의를 따로 여는 것이 아니라 동의 여부를 묻는 동의서를 보내는 것"이라 밝혔다. 

출자전환 대상은 채권금융회사들이 보유한 협약 채권 총 1조41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사모사채 8000억원의 50%, 일반은행 대축채권 6000억원의 60%를 출자전환 하는 내용이다. 

즉 현대상선의 대출과 회사채 7600억원 어치를 주식으로 출자 전환하고 5~6%정도인 나머지 채권에 대해서는 이자율은 1%로 낮추고 상환을 늦춰주는 안이다. 

출자전환에 성공할 경우, 채권단 지분율은 40%까지 올라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는만큼 가결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은행들은 일주일 간 해당 내용을 검토한 뒤 오는 24일까지 동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채무 재조정 조건에는 28%의 '용선료 인하'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즉 현대상선이 채무 재조정 기회를 얻어 회생으로 가느냐, 아니면 법정관리로 가느냐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될 용선료 협상에 달려있다. 

용선료 막바지 협상은 오는 18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현대상선의 해외 선주사 5곳 간에 이뤄진다. 이들 선주사들은 현대상선의 연간 용선료 지불액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들이다. 

이날 해외 선주단은 모두 입국, 이튿날 진행될 협상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번 용선료 협상은 오후 2시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해외 선주들이 협상 과정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 서울 시내 다른 장소로 옮겼다. 

오는 19일에는 자율협약에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사채권자들과 채무재조정협상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