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단순 승급체계 변경 이상"···LG "상대평가+절대평가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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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직급 및 성과 평가체계 혁신을 중심으로 기업문화를 뜯어고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 수립을 위해 인사팀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임직원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사내 집단지성 모자이크 등을 통해 의견수렴을 마쳤고 현재 최종 혁신안을 가다듬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짜인 5직급 체계를 파괴하고 세그먼트(세부부문) 리더, 프로젝트 리더 등 과제 중심의 다양한 직함을 도입하고자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최근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 진행된 '세리프 TV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가구를 닮은 TV로 호평받은 세리프 TV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낸 과장이 팀 리더를 맡고 그 아래 전무까지 팀원으로 합류해 성공적으로 완성작을 만들어낸 케이스로 평가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승진, 평가, 고과 등 인사 전반에 걸친 혁신을 위한 TF도 가동 중이다. 일각에서는 생산성격려금(PI)인 목표인센티브, 초과이익분배금(PS)인 성과인센티브 체계도 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팀장없는 날, 회의없는 날, 플렉서블 출퇴근제, 안식휴가제 등을 잇따라 도입한 데 이어 올 연말이나 내년 시행을 목표로 진급·평가제도 혁신작업에 착수했다.

    직급 체계는 기존 5직급 호칭을 유지하되 파트장, 프로젝트 리더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제도는 현행 S·A·B·C·D 등 5등급으로 이뤄지는 상대평가제에서 S등급과 D등급은 상대평가로 유지한 채 A·B·C는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평가에 절대평가를 접목하면 프로젝트 성패 여부에 따라 팀 전원이 A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LG전자는 임직원들의 일과 생활 균형을 위해 팀장없는 날 프로그램을 4월부터 시행 중이며 H&A사업본부에서는 팀장없는 날에 맞춰 회의없는 날도 동시에 적용하고 있다.

    또 H&A사업본부는 오후 7시30분을 기준으로 업무를 종료하도록 하는 '730'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두 회사의 직급 파괴와 컬처 혁신은 IT전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성전기는 이달부터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하고 비효율적 업무 개선을 위해 주간회의 생략 부서도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마일리지형 신인사제도를 도입해 정착단계이며 조직활성화 브랜드로 최근 '소중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익명 추천으로 2700여명의 조직 내 숨은 일꾼을 찾아내는 것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정기승진을 폐지하고 인사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마일리지 점수 누적에 의해 승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존 직급 체계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급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경우 3~4년 주기의 승급 기회가 사라져 이른바 '명함 바꾸는 재미'를 앗아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