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우조선해양 노조, 지금은 떼 쓸 때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14일 파업 찬반 투표 결과, 85%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파업 쟁의를 가결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최근 차장급 직원이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린 범죄가 밝혀진 것도 모자라, 금일 감사원 발표에서는 1조5000억원 분식회계 정황도 포착됐다.

파도파도 끝없이 나오는 대우조선 비리에 일부 동정의 마음을 가졌던 사람들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이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도 모자라는 판국에, 자신들만의 생존을 위해 노조가 파업이라는 카드를 들었다. 이러한 대우조선 노조에게 국민들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반면 일부 중소 조선사 노조들은 사측에 임단협을 위임하는 등 대우조선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더욱 비교된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창립 80년만에 처음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회사측에 일임했다고 밝혔다. 성동조선 역시 김철년 사장과 강기성 노동조합 지회장이 한마음으로 포시도니아에 참석,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주 성과를 거뒀다. 대선조선도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사측에 위임하고 2년 연속 무교섭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여기서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중소 조선사들 노조는 수주 잔량이 남아돌아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걱정하지 않아서 사측에 화합의 손길을 내밀었을까?

정부가 더 이상 중소 조선사에게 채권단의 지원은 없다고 단언한 것을 보면 그들은 더욱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중소 조선사 노조들은 업황을 정확하게 판단, 노사가 화합해 회사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모범이 되어야 할 대형 조선사들은 어떠한가. 그들보다 훨씬 고임금 근로자임에도 오직 자신들의 생존만 생각하며 파업이라는 위협적인 카드로 업계를 더욱 위기에 몰아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노조들은 떼를 써도 지금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대한민국 조선업을 공멸로 몰고 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