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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초 사기·횡령 혐의로 피소된 구본호 레드캡투어 최대주주가 본지 취재결과 '불기소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제1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본호 씨 사건은 지난해 12월4일 불기소처분으로 마무리 됐다"고 단독 확인해 줬다. 즉, 담당검사가 법원에 재판조차 청구하지 않았단 얘기다.
물론, 구 씨에 대한 모든 혐의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구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레드캡투어 공시내용을 살펴보면 일말의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레드캡투어는 2015년 3월10일 구 씨 사건이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첩되자 3일 만에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를 비상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홍 변호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검찰청탁을 명목으로 3억원, 서울메트로 청탁을 구실로 2억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 6월2일 구속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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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캡투어와 홍 변호사 간 의혹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 2일 전격 구속된 홍 변호사가 아직까지 레드캡투어 사외이사인 점도 석연찮다.
일례로 LG전자 사외이사기도 했던 홍 변호사는 '법조비리 의혹'이 일자 지난 5월31일 일신상의 사유로 중도 퇴임한 바 있다. 당시 홍 변호사의 LG전자 사외이사 임기는 2018년 3월19일까지였다.
이와 관련 레드캡투어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경우 사임을 하거나 임기만료 시 공시를 하게 돼 있다"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자세히 모르지만 (홍만표 사외이사 퇴진 관련) 상황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홍 변호사는 지난 5월16일 접수된 레드캡투어 2016년 분기보고서에도 여전히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구 씨와 홍 변호사 간 모종의 거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레드캡투어가 홍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날짜도 공교롭지만 이미 구속된 홍 변호사를 아직까지 감사위원회 위원 및 사외이사로 둔 이유가 적절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홍 변호사는 검사시절 서울중앙지검 특수 1·2·3부와 특수1부 부부장,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 부장을 지낸 요주의 인물로, 그가 사건을 수임한 건 모두 '의혹투성'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으로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부부 △강덕수 전 STX 회장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김광진 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건 등이 있다.
구 씨는 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둘째동생인 故 구정회 고문의 손자로, 故 구자헌 범한물류 회장의 아들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는 6촌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