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개 시도, 유치전 치열...과열 우려도
  • ▲ 경기메디투어센터 홈페이지. ⓒ 화면 캡처
    ▲ 경기메디투어센터 홈페이지. ⓒ 화면 캡처

    공항에서 병원까지 원스톱 픽업, 휴대폰 해외로밍, 환전,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까지.

경기도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환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특화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의료관광의 새로운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경기도가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여행사에 대한 지원방안만 봐도 알 수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3월, 여행사가 외국인환자 유치를 목적으로 해외 사전 답사를 할 경우,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에는 경기도 내 의료시설을 찾는 외국인환자의 편의를 위해 공항 픽업서비스까지 선보였다. 외국인환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의사소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어 전담 코데네이터 서비스도 운영한다.

경기도가 준비한 외국인환자 유치 플랜은, 특급호텔을 연상케 할 만큼 수준이 높다. 특히 이런 서비스를 지방정부가 주도해 마련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경기도의 노력은 의미 있는 열매를 맺고 있다. 지난해 진단 및 치료를 목적으로 경기도를 찾은 외국인환자는 전년도에 비해 41.5%나 늘어났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파동으로, 관광성수기인 5월과 6월, 국내 관광업계가 한 달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에 있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지난해 경기도가 거둔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복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는 찾은 외국인 환자는 5만6,603명으로, 2014년 기록한 3만9,990명보다 1만7천명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환자의 19.1%에 해당하는 규모로, 서울(16만5,689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경기도는 이런 추세를 유지·확대하면서, 외국인환자 및 그 가족의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특화된 맞춤형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항 픽업과 통역지원 서비스다.

경기도가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운영하는 공항 픽업 서비스는 외국인환자와 그 가족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국인환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나 번거로움 없이 공항에서 바로 원하는 의료기관이나 호텔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경기메디투어센터가 40%, 의료기관이 60%를 각각 분담한다.

외국인환자들이 느끼는 불편 중 가장 비중이 큰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역지원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경기도는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환자와 가족이 병원 주변의 음식점, 관광지, 편의시설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눈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메디컬 가이드북 ‘Finger Talk‘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는 외국어 의료통역 코디네이터가 부족한 의료기관에 통역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가 외국인환자의 눈높이에 맞춘 특화된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환자 유치 비율을 보면, 수도권이 1위부터 3위를 싹쓸이했다. 서울, 경기에 이어 인천도 1만6,153명의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은 공항접근성과 편의성, 영종하늘도시에 조성 중인 복합카지노리조트와의 연계 상품 개발,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의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해외 의료관광 유치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4월,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의료관광클러스터 사업 지역으로 최종 선정되면서,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威海)-인천 송도-영종-청라-강화를 잇는 이른바 ‘펜타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의료관광복합단지를 조성하고 한중FTA 시범도시인 웨이하이시를 사업 영역에 포함시켜, 인천을 ‘동북아 의료관광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것이 인천시가 내건 목표다.

서울 역시 5성급 호텔과 면세점, 고궁 등 비교우위에 있는 관광자원을 앞세워 의료관광 활성화에 목을 매고 있다.

수도권 3개 시도가 저마다 외국인환자 유치 및 의료관광 활성화에 나서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환자를 권역별로 보면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비중이 가장 크다. 정부와 각 시도 관광담당 부서도 이들 지역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수도권 3개 시도는 제한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서울-경기-인천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광프로그램 개발보다, 시도별로 이뤄지는 관광정책이, 결국은 의료관광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수도권 관광정책 조율 및 협력을 위한 움직임은 이제 첫 걸음을 뗐다.

지난해 11월10일, 서울관광마케팅, 경기관광공사, 인천관광공사가 상생과 협력을 다짐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날 3개 기관 대표들은 공동사업 발굴, 지역관광자원을 연계한 특화상품 개발, 유커 등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 대형 국제 MICE행사 및 의료관광 공동 유치 등에 뜻을 모으고, 실질적 성과를 만들기 위한 공동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