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자금 100조…연쇄 이탈땐 금융시장 '휘청' 2011년 영국자본 8조 순식간 이탈 전력

  • ▲ 27일 오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충격이 지속됨에 따라 하락 출발했다.  ⓒ연합뉴스
    ▲ 27일 오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충격이 지속됨에 따라 하락 출발했다. ⓒ연합뉴스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당장 국내 자본시장에서 영국계 자금 36조원 이탈을 막아내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들어와 있는 영국계 자금은 전체 외국인 주식 투자액 중 미국계 자금(173조) 다음으로 많다. 

특히 영국계 자금은 2011년 유럽의 재정 위기가 닥치자 국내 주식과 채권 8조원 어치를 순식간에 팔기도 했다. 

영국계 자금이탈이 유럽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게된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에 유럽계 자금은 100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을 안정화 하기 위한 1단계 시험대가 영국 자금이탈을 막는데 있는 셈이다. 


◇ 朴 대통령 "물샐틈없이 위기대응 체제 유지"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과거 글로벌 경제위기와 같은 충격파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27일 오전까지 달러화·엔화의 급등세는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진 만큼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 체제를 물샐틈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시장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과 함께 시장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 ▲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진 만큼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 체제를 물샐틈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뉴데일리



  • 특히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경제는 브렉시트를 비롯한 경제여건 악화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안보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속에서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해야 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자칫 브렉시트로 인해 올 하반기 우리 경제의 최대 이슈인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여기서 우리가 잘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면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을 맞게될 것"이라고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라고 여기고 국민의 역량을 총결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시행을 앞두고 조선업 노조의 연쇄적인 파업 결의로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자 박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또 기업활력제고법이 오는 8월부터 시행하는 점을 언급, 철강·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 재편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을 지시했다. 



    ◇ 28일 하반기경제정책에 브렉시트 대응책 담을 듯   

    같은 날 금융당국 역시 한자리에 모였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장, 금융협회장 등과 '브렉시트 관련 금융권역별 대응체계 점검 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임 위원장은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은 매우 양호한 상황이지만 외환부분의 특성상 유사시에 대비한 더욱 견고한 방어막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3개월 지속돼도 견딜 수 있는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고 오후 국제결제은행(BIS) 회의 참석차 출국했던 이주열 총재가 도착하자마자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돌입하게 된다.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도 '제2차 신산업 민관협의회'에 참석 "브렉시트로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한국과 영국, 한국과 유럽연합(EU) 간의 교역과 투자, 금융 변동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8일 하반기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브렉시트 악재를 감안한 추경 편성,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을 발표하게 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