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한국 투자금 38조원 이탈 우려수출 악화·금융 안정성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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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현실화 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리는 등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영국계 자금 이탈과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주식에 투자된 영국계 자금은 지난달 말 기준 36조원 규모로 전체 외국인 주식 투자액(433조9600억원)의 8.4%를 차지하면서 미국계(172조8200억원) 다음으로 많다.

    국내 상장 채권의 영국계 자금은 1조~2조 수준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97조원)의 1% 규모이다. 이것까지 더 하면 영국계 국내 투자금은 총 38조원에 이른다.

     

    단기 투자 성향을 보인 영국계 자금은 브렉시트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2011년 영국계 자금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8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브렉시트 논쟁으로 파운드화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7조원 가까이 순매도를 보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즉, 영국계 자금 이탈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금융시장 안정성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16년 하반기 국내외 주요 경제이슈' 보고서에서는 저성장·저물가 장기화, 회복력 취약 상황으로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실업자 증가로 반영되면서 지난달 경남지역 실업률은 전년 동월보다 1.2%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했으며 전북(0.8%포인트), 대구(0.5%포인트), 울산(0.1%포인트) 등도 올랐다.

    실업자 증가 등 고용시정 악화는 한국경제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단순히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닌 소비가 줄어들면서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교역량 위축은 수출 부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6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56억5900억원, 전년 같은 기간대비 12.8% 하락했다. 지난해 1월부터 1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 197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수출 경쟁력 하락에 대한 기업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관세율이 높아져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결국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됨에 따라 우리 수출 기업과 현지 진출기업들도 급격하게 바뀔 현지 환경에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교역에서 관세체계, 세관 행정 부재로 혼란이 야기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한국은 영국과 EU 각각 무역 관계가 위축될 수도 있다. 특히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한·영 FTA 체결 검토 등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국회에서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당정간담회가 열린 지난 25일 정부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인 3.1%보다 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올해 2%대 성장이 확실시된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2.6%에 이어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경제 부양을 위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추경 편성 시기와 규모가 서둘러 진행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 10조원을 대출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브렉시트 악재가 터졌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