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규제개혁 건의 수용해 약사법 개정 추진화상 통해 복약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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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보건복지부가 업계의 규제개혁 요구를 수용해 약국 앞에 의약품 자동판매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와 야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국회 입법논의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28일 보건복지부는 환자가 심야 시간 및 공휴일에 약사의 복약지도를 거쳐 의약품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된 약사법 개정안을 오는 8월 26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약국의 내측 또는 경계면에 의약품 투약기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이 자판기를 통해 약국 개설자가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판매되는 의약품은 일반의약품에 한정되며, 약사가 자판기에 설치된 영상기기를 통해 화상으로 환자에게 복약지도를 의무적으로 해야만 한다.
자판기를 운영하는 약국 개설자는 의약품의 판매 및 복약지도 등 전 과정의 화상 통화로 녹화해야 하며, 이를 6개월 동안 보관해야 한다. 또 보관 중인 의약품이 변질·오염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며, 자판기에 환자가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은 불허한다.
복지부는 자판기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의약품의 종류와 수량, 자판기 운영 방법, 시설·관리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에 별도로 추가하기로 했다.
이처럼 복지부가 약사법 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난달 산·학·연 민간전문들이 참여하는 신산업 투자위원회의 규제개혁 건의를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행 약사법은 50조에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로 인해 그간 몇 차례 시도만 있었을 뿐 의약품 자판기가 도입되지는 못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의료단체들은 지나친 '규제 완화'라며 반발하고 있다.
약사뿐 아니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용도와 부작용, 정확한 용법 등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원격화상 의약품 자판기를 허용하면 대면 복약지도라는 그간의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신산업 투자위원회 직후 더불어민주당도 "의약품 복용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기계 오작동이나 의약품 변질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의약품 자판기의 허용은 약국 내 약사의 대면 판매만 허용한 약사법의 입법 취지에도 반한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