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전망(2.2%) 대비 0.4%포인트 상향 조정예상 훌쩍 웃돈 1분기 실적치에 수출 성장세 등 반영올해 물가상승률 전망 2.5%→2.6% 0.1%p 상향
  • ▲ 정규철(오른쪽)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이 정부세종청사에서 16일 '2024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 브리핑을 진행 중이다. ⓒ정책 브리핑 갈무리
    ▲ 정규철(오른쪽)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이 정부세종청사에서 16일 '2024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 브리핑을 진행 중이다. ⓒ정책 브리핑 갈무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올렸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하며 둔화 흐름이 기존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하고 있지만, 내수는 고금리 여파로 소비와 투자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 올해 성장률 2.6%로 상향 … 내년은 2.1% 전망

    KDI는 1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지난 2월 내놓은 전망치(2.2%) 대비 0.4%포인트(p) 올린 수치다.

    KDI의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인 2.6%와 같다. 1분기 기대 이상의 성장률(1.3%) 기록과 수출 호조세 덕에 OECD가 종전 전망치보다 0.4%p 올렸는데 KDI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성장률 전망치를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범정부 기관 중 올해 성장률을 2% 중반 이상으로 전망한 것은 KDI가 처음이다. 한국은행과 정부(기획재정부)도 조만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은 수출 회복세와 기저효과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으며, 계절조정 전기 대비로도 1.3%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 예상치(0.5~0.6%)를 크게 웃돈 것이다.

    다만 월 단위로 집계되는 산업생산 지표가 여전히 완만한 증가세에 머물러 있음을 감안하면, 1분기의 이례적으로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 경제가) 저점에서 중립 수준으로 가고 있으며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면서도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해 왔고 앞으로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금리 기조가 시차를 두고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급등에 실질 구매력 정체도 소비 부진에 기여했다고 짚었다.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가 미약한 증가에 그친 상황에서 건설투자는 공사 물량의 일시적 집중으로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건설 수주의 부진을 감안할 때 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며 경기 부진 완화를 이끄는 모습이다. 글로벌 반도체 거래액이 급증하는 가운데 세계 교역량 부진이 완화됨에 따라 우리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순대외자산이 GDP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대외 건전성은 양호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철 실장은 "수출 증가로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 내수도 점차 개선될 수 있다"며 "추가적인 경기 부양의 필요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물가 상승률 2.6% 전망 … 원유는 배럴당 85달러 예상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2.6%로 높였다. 지난 2월 발표한 2.5%보다 소폭 늘린 수치로 물가 상승 둔화세가 예상보다 더딜 거라는 예상이다. 이는 한은과 OECD가 제시한 물가 상승률과 동일하다.

    다만, 내년에는 2023년(3.6%)과 올해(2.6%)보다 낮은 2.1%를 기록, 물가안정 목표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2023년 3.4%에서 올해 2.3%, 2025년 2.0%로 물가안정 목표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근원물가는 지난 2월 전망치를 유지했는데 유가나 농산물 가격이 일부 변동하더라도 근원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올해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85달러로 예상했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지난해(배럴당 81달러)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후 내년에는 82달러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실장은 "유가는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면서도 "한두 달 전에 나타났던 고유가는 조금씩은 해소되는 것으로 전제했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갈등 등 위험 요인 산재 … 韓 경제 회복 지연 가능성

    KDI는 지정학적 갈등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거나 중국의 부동산경기 부진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면 우리 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 지역의 갈등이 확대돼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생산비용 상승과 실질 구매력 약화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건설업체의 재무 건전성 악화가 중국경기 침체로 이어지면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말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무역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공산이 크다고 KDI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