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초대형 철강사 탄생, 국내 철강사에게 위협될 것"
  • ▲ 쌓여있는 중국산 철강재ⓒ연합뉴스
    ▲ 쌓여있는 중국산 철강재ⓒ연합뉴스

     

    중국 국영 철강사인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이 합병을 포함한 기업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한다. 중국 조강생산 2위와 6위간 합병으로, 세계 2위 공룡 철강사가 탄생하게 됐다. 향후 국내 및 세계 철강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은 합병을 확정짓고 구체적인 합병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합병 및 그에 따른 구조조정 계획이 수립되면 정부 기관의 인가 획득 후 구체적인 실행에 돌입할 전망이다.

     

    양사의 합병설은 지난 2004년부터 흘러나왔다. 올해 중국 정부가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를 비치면서 양사의 합병은 지난 3월부터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합병을 수차례 부인해 온 양사가 26일 공식 발표를 하면서, 중국 철강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유력 철강매체 마이스틸에 따르면 바오강의 2015년 조강생산은 3493만톤으로 중국 철강사 중 2위, 세계 5위 수준이다. 동기간 우강 조강생산은 2578만톤으로 중국 6위, 세계 9위에 자리잡고 있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연산 6000만톤을 상회하는 초대형 철강사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중국 내 1위 업체인 허베이강철을 제치며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세계 2위 철강사로 급부상하게 되는 것.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과거 중국에서 진행됐던 단순한 기업결합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양사의 물밑작업이 상당히 진행됐기에 설비 및 인력조정이 수반될 거라는 말이다.

     

    바오강, 우강은 중국을 대표하는 철강사로 양사의 합병은 향후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철강업계도 양사간 합병소식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철강시황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국내 업계에 이같은 초대형 합병 소식은 이목을 끌 수 밖에 없다.

     

    철강사 관계자들은 양사간 합병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합병으로 중국 구조조정이 활발해진다면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적어도 시황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냐"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초대형 철강사의 탄생이 국내 철강사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올 것을 우려했다.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영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인 바오강이 우강을 인수,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국내 철강사에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양사가 합병 후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고급강재 경쟁력에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추가 합병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심 연구원은 "허베이강철 역시 6개의 철강사가 합병해 현재의 허베이강이 탄생했다. 대형 철강사간 합병은 어느정도 이뤄진 만큼 추가 합병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철강사들은 자연스레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