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진복(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과 전해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간사, 유의동 새누리당 간사.ⓒ
    ▲ 이진복(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과 전해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간사, 유의동 새누리당 간사.ⓒ


국회 정무위원회의 29일 업무보고의 핵심쟁점은 단연 서별관회의였다. 

정무위 야당의원들은 서별관회의 내용 공개를 몰아붙였고 여당 의원들도 정부가 자료를 제공해 의혹을 씻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회의록은 없다"며 거부했다. 

특히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데 '산은은 들러리였다'고 폭로한 데 따라 야당 일부 의원은 국정조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나섰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자리를 옮긴 홍기택 전 회장은 최근 6개월 간의 휴직에 돌입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금융위가 기업 구조조정에 책임을 지고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회의 날짜와 참석자, 주요 안건 등을 요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서별관회의는 최종 결과물을 산출하기 전에 관계기관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라고 선을 그었다. 

임 위원장은 "최종결과물은 경제장관회의에서 나오는 것이고 중간과정인 서별관회의 자료는 제출하지 않아왔고 이번에도 제출하기 어렵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원과 관련해 청와대 서별관회의 회의록 요구가 계속되자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나섰다. 

이 위원장은 "서별관회의 자료가 없는 것이냐, 아니면 안 만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임종룡 위원장은 "회의록은 없고 각 기관에서 가져온 자료만 있었다"고 했다. 

발언을 듣던 민병두 의원이 "각 기관에서 가져온 자료가 있었으니 자료를 달라"면서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의 발언과 임 위원장의 말이 다르니 자료를 보고 확인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서별관회의는 기재부가 주관하는 회의"라면서 "기재부와 협의해보겠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그러면서 "산업은행이 서별관회의에서 금융당국의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과 같이 비중있는 기업을 지원할 때는 채권단이 주도가 돼서 일을 추진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대우조선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정상화 될 수 있을지를 서별관회의 멤버들이 모여서 집중적으로 논의를 했다"며 "그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역할은 채권단 간의 이견을 조정해주고 조선 산업 전반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전해철 더민주 의원은 "홍기택 전 회장은 위에서 다 지시했다고 하고, 금융위원장은 산은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하니 누구 말이 맞는지 판명을 해보자"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3당 간사는 서별관회의 청문회에 합의하고, 안된다면 정무위의 뜻있는 의원들이 모여 구조조정 국정조사 요구서를 발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서별관회의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기록하지 않고 기관별로 갖고 있는 준비자료도 공개할 수 없으니 양해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별관회의는 비공식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내용이라 외부에 노출되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이해관계자에 충격을 줄 수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서별관회의는 이달 초 마지막으로 열리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컨트롤타워로 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가 마련된이래 구조조정 관련 논의사항은 주로 이 회의서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