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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이제는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스펙은 따라잡기나 베끼기가 가능하지만, 손맛은 쉽게 흉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적의 그립감을 찾기 위한 스마트폰 제조사들 사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 손에 착 감기는 손맛(그립감)을 찾기 위해 저마다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삼성은 곡선 형태의 전매특허 '커브드(엣지)' 디자인으로 손맛을 살렸다. 손에 쥐었을 때 편안함을 주는 '곡선 각도'를 발견한 덕분이다.
끝없는 테스트를 통해 탄생한 곡선 각도는 70˚다.
삼성전자 내부 디자인팀은 지난 2010년 본격으로 플렉서블(휘어진)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평면이 아닌 곡선이 열어줄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당시 개발 목표였다.
미려한 디자인을 살린 디스플레이에 걸맞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을 만드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였다.
디스플레이 공간과 조작성, 그립감 등을 모두 고려한 곡선 각도, 이른바 '황금 비율'을 얻기 위해 삼성전자는 구부러진 디스플레이를 셀 수 없이 손가락으로 눌러봤다.
평면에 디스플레이를 놓은 뒤 휘어진 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면서 튀어 올라오는 각도를 재는 방식의 'pick test'를 수없이 반복했다.
힘이 가해지지 않은 디스플레이 반대편이 솟아오를 때 손으로 집어보는 실험도 진행했다. 시행착오가 거듭되는 피곤한 과정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비법이 디스플레이를 70˚로 깎는 것이었다. 60˚로 휠 경우 디스플레이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어져 조작은 편리하지만 손에서 놓칠 확률은 그만큼 올라갔다.
삼성전자는 "70˚ 곡면은 물방울 모양의 유려한 형태여서 월등한 그립감을 선사한다"며 "이는 어떤 방향에서, 어느 손으로도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각도"라고 말했다.
최상의 손맛을 찾는 삼성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갤럭시S7 엣지에는 '3D 글라스 포밍(Glass Forming)'이라는 성형기술이 처음 적용됐다. 강화유리를 고열로 천천히 눌러 정교하게 원하는 디자인을 뽑아내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양쪽 측면을 구부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이음새 없는 글라스가 메탈 몸체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엣지 디자인의 경우 외부에 돌출돼 있는 버튼이 없어, 어느 손으로도 방향과 상관 없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