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4조' 대형 방산업체의 탄생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자기 역할 충실
-
[상반기 마감/하반기 전망] 올해 상반기 방산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방산업체 대형화 행보가 가장 큰 이슈였다.
한화는 공격적인 인수전을 통해 연매출 약 4조원에 달하는 대형 방산업체로 올라섰다. 한화라는 빅이슈에 가려져 다소 빛을 보지 못했으나 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체 역시 저마다 성과를 내며 상반기를 마쳤다.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해 7월 (구)삼성테크윈·(구)삼성탈레스를 인수하면서 각각 사명을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로 변경한데 이어 지난 5월 두산DST를 인수, 한화디펜스로 사명을 바꿨다.
삼성과 두산이 방산업계에서 물러남에 따라 대기업의 방산업 활동은 한화가 유일하게 됐다.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 실적은 지난해 기준 한화테크윈 1조2000억원, (주)한화 방산부문 1조1000억원, 한화탈레스 7000억원, 한화디펜스 7000억원 규모다. 매출 기준 국내 1위, 글로벌 20위권에 달하는 수준이다.
계약 실적도 타 업체들에 비해 뚜렷하다. 한화탈레스가 LIG넥스원과의 경쟁에서 한국형 전투기 'KF-X' AESA 레이더의 시제 계약을 체결했고, 한화테크윈은 지난달 KAI와 2410억원 규모의 'KF-X' 체계개발 엔진 공급 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KF-X' AESA 레이더 사업의 경우 앞서 경쟁력 우위를 점했던 LIG넥스원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여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한화가 올해 상반기 국내 방산업계의 '주연'이었다고는 하지만, KAI를 비롯해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도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다.
-
KAI는 KF-X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위한 개발 및 연구 진행과,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미국 고등훈련기(T-X) 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대형미국의 대형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T-50A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KAI는 연매출 10조원이라는 '꿈의 실적'에 도달할 수 있다. KAI는 지난달 2일 T-X 사업 수주를 위해 개발 중인 T-50A 초도비행을 실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KAI는 이 외에도 지난달 22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과 'KF-X' 기체 형상 설계를 위한 풍동시험에 착수하며, 사업비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전투기 'KF-X' 사업에서 순항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올해 철도부문에서 연이은 해외수주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실적 부진 해소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K1·K1A1 전차 등의 창정비 사업 수주에도 성공하며 방산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 지난 3월 브라질 철도공장 준공식을 진행하며, 중남미 철도시장 공략을 위해 나섰다. 지난 4월에는 5300억원 규모의 필리핀 마닐라 지하철 사업을 개시하면서 사업 기공식도 현지에서 진행했다. 또 같은 달 터키에 약 3600억원 규모의 전동차 300량 수주를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이 지난 1986년부터 수주하기 시작한 K1·K1A1 전차 등에서 노후화로 인한 창정비 수요가 발생해 실적 상승에 탄력을 받게 됐다. 더욱이 현대로템이 지금까지 납품한 전차들의 폐기시점이 꾸준하게 다가오고 있는 만큼, 실적에 대한 기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두산DST 인수 실패와 'KF-X' AESA 레이더 사업 탈락 등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6%, 45%씩 성장했다. 최근 '정밀유도무기'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실제 해당 분기 매출의 70%가 '정밀유도무기'에서 나왔다. 이는 여전히 LIG넥스원이 '정밀유도무기'의 강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전에 1200억원이 투자된 연구개발(R&D) 센터 '대전하우스' 건립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곳에서 기존 정밀유도무기 강화 및 우주항공 분야의 새로운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서 나서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방산업체 특성상 하반기 전망은 '불확실'
올 상반기 굵직한 이슈들이 유달리 많았으나, 시장 자체가 1년 이상이 소요되는 수주사업으로 진행돼 향후 전망을 내놓기 쉽지 않다.
방산업체들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고, 1년 주기로 성과 및 전망 등을 분석한다. 이렇다 보니 이를 담당하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역시 최근 동향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방산업체들로부터 매년 7~8월 데이터를 받고, 이를 정리 및 산출하는 작업을 진행한다"며 "보통 작년 결과가 다음해 10~11월에 나오기 때문에 일반 회계와는 시간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기존 수주사업 등이 현재진형행인 만큼, 올 하반기 역시 해당 사업들의 성공적 완수를 위한 진행과정들이 업계의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