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구입-출범 시기 '시큰둥' 선령 20년 안팎 7만톤급 중고선-내년 쯤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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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루즈.ⓒ연합뉴스
내년 국적 크루즈 출범을 위해 조만간 선박 구매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준비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출범 시기를 놓고도 내부에서조차 오락가락하는 형국이다.
4일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팬스타라이너스와 현대상선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코리아크루즈라인㈜이 선박 구매에 필요한 금융 지원을 확보하는 한편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한 시범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코리아크루즈라인은 배 나이 15~20년 된 7만톤급 중고선을 사들일 계획이다. 현재 중고 선박시장에는 5만~7만톤급 크루즈 11척쯤이 매물로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가 추산하는 뱃값은 2000억원 안팎이다.
국적 크루즈를 사들이는 데 있어 운영회사인 코리아크루즈라인의 자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설명대로면 팬스타라이너스와 현대상선은 전체 뱃값의 10%쯤인 200억원을 마련한 뒤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해 뱃값의 절반인 1000억원쯤을 확보하면 나머지는 이를 담보로 금융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대상선 구조조정과 관련해 "영향이 없지는 않다"며 "하지만 팬스타라이너스 측의 출범 의지가 확고해 (현대상선) 상황에 따라 단독 출범까지도 검토하고 있고 다른 투자자와 연계하는 방안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크루즈라인은 팬스타라이너스가 52%, 현대상선이 48%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문제는 주무부처인 해수부가 국적 크루즈 출범과 관련해 진행 상황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해수부는 이날 크루즈 관광객 유치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팬스타라이너스가 단독 출범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현대상선 구조조정과 관련해 법정관리 우려가 제기됐던 지난 3~5월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 구조조정 논의가 어려웠을 때 (팬스타라이너스가) 독자적으로라도 하겠다고 밝혔던 내용"이라며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넘어간다고 해서 합작 파트너 자격을 잃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해수부가 아는 것은) 현대상선에서 직원 서너 명이 중고선 매입을 위해 노력하는 등 팬스타라이너스와 현대상선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라며 "그렇지않아도 이달 중으로 관련 회의를 열어 준비 진행 상황 등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수부가 대외적으로는 국적 크루즈가 출범을 위해 순항하는 것처럼 발표하고 있지만, 실상은 돌아가는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수부는 출범 시기를 놓고도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경철 해운물류국장은 국적 크루즈 출범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에는 취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내년 하반기 이후와는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해수부 한 관계자는 "(브리핑 발언은) 이르면 상반기에 취항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이해한다"며 "해수부의 공식적인 견해는 장관이 언급한 내년 하반기 이후가 맞다"고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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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수부.ⓒ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