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존 바이러스로 국내 자생적 발생… 올겨울도 발생 가능성 배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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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발생 현장에 방역인력이 투입되고 있다.ⓒ연합뉴스
2014년부터 4차례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정부 역학조사 결과 최초 발생을 제외한 나머지는 국내에서 살아남은 바이러스에 의해 자생적으로 발병한 것으로 추정됐다. AI 발생을 마냥 철새 탓으로 돌리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 방역에 허점이 있었다는 방증도 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5일 고병원성 AI(H5N8) 역학조사위원회 관련 분과위원회를 열고 2014~2016년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최종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역학조사위원회는 2014년 1월14일부터 7월29일까지 국내에서 최초로 발생한 H5N8형 고병원성 AI 제1차는 중국 등 해외에서 날아든 철새에 의해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봤다. 조사위는 제2차(2014.9.24~2015.6.10)는 1차 발생 농가의 잔존물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와 2014년 하반기 새로 국내에 도래한 철새를 통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제3차(2015.9.14~11.15)는 같은 해 6월 전남 영암지역 등에서 유행했던 잔존 바이러스를 발생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통시장 거래상 계류장에서 바이러스가 상당 기간 살아남아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3월23일과 4월5일 경기 이천과 광주지역에서 각각 발생한 제4차도 앞서 발생했던 강원 횡성·경기 양주지역과 거래한 소규모 농가에서 잔존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 것으로 조사위는 추정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제4차 발생농가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는 양주 발생농가의 바이러스와 99.37%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양주 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5월이므로 바이러스가 최소한 11개월 가까이 병원성을 유지한 채 살아남았다는 얘기다.
조사위 관계자는 "기존 발생지역과 거래가 있던 소규모 농가의 가금 거래상을 통해 잔존 바이러스가 직접 전파되거나 전통시장, 가든형 식당, 소규모 농장 등 발생농장 인근 지역에 유입했을 수 있다"며 "고병원성 AI도 과거 사례처럼 차량, 축주·종사자, 가금 이동 등의 요인으로 말미암아 전파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돌려 말하면 고병원성 AI 발생 이후 정부의 방역체계에 구멍이 있었다는 얘기도 된다.
조사위 관계자는 "지난 4월 이후 수만 건의 예찰검사 결과 상업적 목적으로 사육하는 가금 농가에서의 재발 우려는 낮다"며 "다만 제도권 밖의 소규모 농가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고, 올해도 중국, 대만 등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어 철새에 의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차단방역 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