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 양날의 검… "미국처럼 우리도 화웨이 특허 위반 여부 점검 강화해야"법조계 "화웨이 역풍 맞을 수도" 한목소리… "크로스 라이센스 노릴 것"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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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중국의 휴대전화 업체인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다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화웨이가 최근 광둥 성 선전과 푸젠 성 취안저우의 중급법원에 삼성전자가 자사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8000만 위안, 140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소장에서 휴대전화의 폴더 내 아이콘 또는 위젯 디스플레이 방식과 관련한 특허를 삼성전자가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지난 5월에도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 법원에 4세대 이동통신 업계표준과 관련된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낸 바 있다.
화웨이의 이 같은 릴레이 소송전은 삼성과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 분쟁과 닮아있다.
애플은 과거 추격해오는 삼성을 따돌리기 위해 소송 카드를 빼 들었다. 기업 간 법적 분쟁은 보통 소송 결과보다 경영상 득실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소송에서 졌다고 해도, 선두 기업과 싸웠다는 훈장이 때로는 패배의 쓴맛보다 더 값질 수도 있다. 때문에 기업들은 소송을 경영 전략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화웨이 역시 삼성을 빠르게 뒤쫓을 목적으로 소송을 활용하는 측면이 강해보인다.
소송을 건 내용이 며칠 안 돼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 정황만 봐도 화웨이의 야욕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소송전은 양날의 검과 같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만약 화웨이가 삼성과의 특허 분쟁을 계속 이어간다면, 우리나라 역시 미국처럼 화웨이에 한해 높은 수준의 무역장벽을 칠 수 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갤럭시, 아이폰보다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얘기를 신뢰하는 시장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화웨이가 야욕을 드러냄에 따라 불신의 골만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송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도 앞으로 화웨이의 특허 위반 여부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명분 삼아 중국과의 무역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영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전 대변인)는 "분명 화웨이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사실이지만, 삼성과의 소송을 통해 '크로스 라이센스'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천특허 하나를 노리기 위해 파생되는 특허를 수백여개 확보한 다음 '맞딜'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최 변호사의 생각이다.
그는 "화웨이의 소송전은 삼성 대 애플과의 싸움보다, 80~90년대 원천특허를 따내기 위해 국내기업과 일본이 벌였던 분쟁과 더 비슷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