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생명이 올 들어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에 힘입어 초회보험료가 전년동기 대비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시납 판매 증가에 따른 것으로, 방카슈랑스 비중이 전체 초회보험료의 95%를 차지했다. 매출은 불어났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스크는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1~4월 초회보험료는 1조1796억원으로 25개 생명보험회사(5조621억원)의 23%를 차지해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기간 초회보험료인 775억원보다 15배 증가한 것이다. 이어 농협생명(1조560억원), 한화생명(1조530억 원) 순이다. 


    동양생명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거둔 초회보험료는 1조1169억원으로 전체의 95%를 넘어섰다.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작년 같은기간(360억원)보다 31배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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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따라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46.5%) 대비 48.2%포인트 높아졌다. 작년 4개월간 초회보험료 형태별 비중을 살펴보면 방카 초회보험료 비중46.5%, GA 초회보험료 비중 34.7%, 설계사 초회보험료 비중 18.9% 순으로 초회보험료 유입경로가 다양했다.

    하지만 올해 양로보험 등 저축성보험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방카슈랑스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중국안방보험에 팔렸고, 지난해 4분기부터 저축성보험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연납화보험료(APE, 보험료를 연간기준으로 환산한 것)내에서 저축성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연납화보험료 2068억 원 중 저축성보험(813억원) 비중은 39.3%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연납화보험료 3779억원에서 저축성보험(2442억원) 비중이 64.6%로 25.3%포인트 높아졌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동양생명은 외형상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나 리스크는 확대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저축성보험 판매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저축성보험은 고객에게 약속된 이율을 돌려줘야하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금리리스크가 커진다. 더욱이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저축성보험료를 전액 매출로 인식하는 현재와 달리 은행 예·적금처럼 부채로 간주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IFRS4 2단계는 원가로 평가했던 보험사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제도다. 보험사의 부채란 보험 가입자에게 나중에 돌려줘야하는 준비금이다. 은행 예적금과 별 차이가 없는 저축성보험의 경우 새로운 국제회계 기준에서는 부채로 잡혀 그만큼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카채널의 경우 일시납 판매 등이 대부분으로, 저축성보험 비중이 크다. 올해 3월 기준 동양생명의 월초채널별 보장성구성비를 살펴보면 방카채널에서의 보장성 비중은 8.4%에 불과했다. 나머지 91.6%는 저축성이라는 의미다.

    메리츠종금증권 김고은 연구원은 “저금리환경과 IFRS4 2단계 도입 등 제도변경을 앞둔 상황에서 일시납판매는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저축성보험은 고객에게 약속한 이율을 돌려줘야하기 때문에 저금리 상황에서 금리위험액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상품의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수준이다보니 가입 규모가 크게 늘었다”며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최저보증이율을 3월에 2.85%에서 4월에 2.38%로 내렸고, 양로보험 판매 지속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