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87만2000㎡ 단일공장 대비 세계 최대 규모4개 공장 구성, 연간 생산량 2144만9000여개
  • ▲ 금산공장 전경.ⓒ한국타이어
    ▲ 금산공장 전경.ⓒ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을 방문한 직후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온다'라는 말을 인정해버렸다. 지난 13일 찾은 충남 금산군 한국타이어 공장은 '글로벌 Top tire 전초기지'라는 표현 그 이상을 보여줬다.

    1997년에 완공된 금산공장은 대전공장에 이은 한국타이어의 두 번째 공장이다. 현재까지 총 1조원 이상을 투자해 87만2000㎡(약 26만4000평) 규모로 확장됐다. '세계 최대 타이어 공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을 정도로 단일공장 대비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금산공장은 1공장, 2공장, 3공장, 4공장 등 4개 건물로 구성돼 있다. 이날 견학한 곳은 UHP(초고성능 타이어)를 생산하는 3공장이다. 3공장은 하루 동안 2만6000개의 초고성능 타이어를 생산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954만3000개다. 4개 공장 전체 연간 생산량(2144만9000개)의 약 44%를 차지한다.

    3공장은 자재 운반부터 제품 분류까지 거의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있다. 불량품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서다. 3공장의 자동화율은 80%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 공장 내부는 미래 시대를 온 듯한 환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무인 자동화 기계들의 움직임으로 활기가 넘쳤다.

    바닥에서는 무인운반기계 LGV(Laser guided vehicle)가, 천장에서는 타이어를 규격별로 분류하는 로봇 자동적재 시스템 MBR(Modular Based Robot)이 각각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하며 분주하다. 그래서인지 600명의 현장직원이 근무하고 있다는 안내원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내부는 한적하고 조용했다.

    3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4조 3교대,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를 한다. 이들은 정형, 압연, 재단, 성형, 가류 등 타이어 생산 공정 상태를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완성된 제품을 확인하는 검사공정 과정에서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전문가가 △쏠림현상은 없는지 △강성이 균일한지 등 육안검사를 통해 0.1%로 발생하는 불량품을 잡아내고 있었다.

    무인자동화 시스템 못지 않게 친환경 생산시설 또한 금산공장의 자랑거리다. 금산공장은 에너지 관리 시스템인 'e-Saver(에너지 세이버)'를 도입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또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공장의 모든 보일러 연료를 청정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해 연간 약 5만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했다. 오수 관리를 위한 친환경 시스템도 구축해 2300여톤의 오·폐수를 깨끗한 물의 수준인 1급수로 정화해 배출하고 있다.

     

    이처럼 금산공장은 친환경 설비로 한국타이어를 국내 타이어업계 최초로 환경부 녹색기업 인증과 탄소경영 섹터 위너 선정 등 친환경 녹색경영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해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 G트랙 아쿠아에서 타이어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는 장면.ⓒ한국타이어
    ▲ G트랙 아쿠아에서 타이어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는 장면.ⓒ한국타이어

     


    공장 밖을 나오니 "쌔앵"하는 자동차의 굉음이 대기를 가르며 울려퍼졌다. 소리의 근원지는 3공장에서 불과 500m 남짓 떨어진 주행 테스트 트랙이었다. 이곳에선 타이어의 성능을 체크하는 극한 테스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날 한국타이어가 기자에 공개한 타이어 품질검사 과정은 혹독하지만 품질경영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뜨겁고 치열한 시험 과정 같았다. 테스트 타이어를 장착한 차들은 360도 감겼다 풀렸다 하는 숨가쁜 스티어링휠과 격렬한 코너링을 통해 타이어의 선회능력, 제동력, 접지력, 정숙성, 소음 등을 테스트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저러다 차가 전복될 것 같다'는 위기감이 느껴질 정도의 격렬한 테스트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시속 160km을 기본으로 급가속, 급제동 등을 통해 타이어의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최상의 품질을 위해서 하루에 100번이 넘는 실험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를 증명하듯 트랙 위는 수많은 바퀴자국으로 덧칠해져 있었다.

    금산공장 테스트 트랙은 2005년에 총 200여억원을 투자해 건립했다. 트랙은 'G트랙(G'trac)'과 'G트랙 아쿠아(G'trac Aqua)' 등 총 2가지로 구성돼 있다. G트랙은 타이어 테스트 전용 서킷으로 타이어의 선회능력, 제동력, 접지력, 정숙성, 소음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는 마른 노면이다. 

    'G트랙 아쿠아'는 젖은 노면 테스트 트랙이다. 젖은 노면 테스트 트랙의 경우 국내 업체 중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면에서 한국타이어(6만9635㎡)가 단연 압도적이란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트랙은 한국타이어의 제품이 유럽지역에서 까다롭게 보는 젖은 노면 상에서의 핸들링, 제동, 수막 현상, 소음 등 다양한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산공장 연간 수출량은 약 1351만3000여개다. 전체 생산량의 6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현재 럭셔리 세단으로 각광받는 메르세데스-벤츠 플래그십 모젱 New S-클래스, BMW 5시리즈, BMW X5 등 독일 프리미엄 명차들이 금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신차용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향후에도 첨단 자동화 시스템과 주행 테스트 트랙 등을 갖춘 금산공장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금산공장을 통해 글로벌 Top 타이어 기업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라며 "프리미엄 명차의 품질 기준에 부합되는 균등한 고품질 상품을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