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잇돌 대출 20·30대 몰리고…50·60대 고령층은 ISA 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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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ISA, 사잇돌 대출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자산증식을 위해 내놓은 ISA는 오히려 재산을 축적해야 할 사회초년생에게 외면 받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야 하는 노년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고금리 대출에 허덕이는 중장년층을 위해 금융이자 경감의 기회를 준 사잇돌 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청년들이 대거 신청하면서 정책금융의 본질을 잃어버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사잇돌 대출은 12영업일 동안 총 323억8000만원의 대출이 집행됐다.

    신청 건수는 3163건으로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024만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금리는 6~8%대가 주를 이뤘다.

    문제는 중·저신용자인 영세 사업자, 대부업 대출 이용자를 위한 사잇돌 대출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운용되다 보니 이들보다 사회초년생에게 집중됐다는 것이다.

    실제 대출자의 재직기간을 살펴보면 4년 미만인 사회초년생 비중이 높았다.

  • ▲ 사잇돌 대출 이용자 현황.ⓒ금융위원회
    ▲ 사잇돌 대출 이용자 현황.ⓒ금융위원회


    재직기간 0~2년의 대출 비중은 28.4%, 2~4년 비중은 23.7%에 달한다. 연령별 분포도 역시 20·30대 이용 비중이 36.9%로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사잇돌 대출이 상환 능력을 전제로 대출 한도와 금리를 산정하다 보니 연령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사회초년생의 경우 소득은 낮으나 부채수준이 낮고 연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은행 입장에선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대출을 실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산증식을 위해 출시한 ISA는 청년층보다 고령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ISA의 연령대별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50대 이상 가입률은 28.4%로 나타났다. 하지만 30대 이하 가입률은 14.3%에 불과했다.

    평균 잔고에서도 청년층과 고령층 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50대 이상 ISA의 평균잔고는 200만원, 30대 이하는 약 50만원으로 4배 차이를 보였다.

  • ▲ ISA 가입자 별 연령, 평균잔고 현황.ⓒ금융위원회
    ▲ ISA 가입자 별 연령, 평균잔고 현황.ⓒ금융위원회


    ISA는 청년형 상품이 따로 존재한다. 청년형 가입을 위해선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근로자, 자영업자 또는 농어민으로 의무 가입기간이 3년이다.

    즉, 일반형ISA보다 가입기간은 짧고 비과세한도는 250만원까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청년형 가입률이 저조한 것이다.

    ISA는 출시와 동시에 세제혜택이 서민, 청년층보다 고소득층에 몰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단순히 비율만 비교해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서민층 상당수가 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 등을 통해 이미 세제혜택을 받고 있어 추가 가입 여력이 없는 경우 ISA 가입 유인이 낮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제 갓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이 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를 접할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청년들은 빚을 지고 고령층은 저축하는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