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건비로 해외 이탈 가능성판매 시장 간섭 효과도 문제 지적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타이어 인수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만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해외업체에 인수될 경우 한국공장이 '단순 생산기지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25일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오는 9월 금호타이어 매각공고를 내고 예비입찰은 11월 중순, 본입찰은 내년 1월 말 진행될 계획이다.

     

    현재까지 주요 인수 후보로는 글로벌 빅 1, 2인 브릿지스톤, 미쉐린을 비롯해 중국 캠차이나, 일본 요코하마 등 해외 타이어 업체들과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별다른 인수 후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박삼구 vs 해외업체' 구도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해외업체 인수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해외업체에 매각될 경우 국내 투자를 점차 줄이면서 결국 '단순 하청기지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단순 하청기지화'에 대한 주된 이유로는 금호타이어의 높은 노동 비용이 꼽힌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기준 평균 연봉은 6380만원으로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6310만원)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에게 한국공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굳이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로선 동남아 지역의 저렴한 인건비를 마다하고 국내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호타이어의 강성 노조도 '단순 하청기지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앞서 지난해 임단협 협상에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해를 넘겨서야 협상을 타결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역대 최장 기간인 39일 동안 전면파업을 벌였고 회사는 직장폐쇄로 맞섰다.

     

    금호타이어는 파업의 여파로 지난해 3분기에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014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해외업체에서 금호타이어의 노조 리스크를 감당하지 못 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판매 시장 간섭 효과도 문제다. 해외 타이어 업체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한국 공장에서 수출하는 시장이 인수 업체의 기존 시장과 겹치는 간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이 경우 한국공장 철수까지 거론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국내 생산공장도 해외 이전 분위기가 거센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해외 업체에 인수될 경우 차후 생산라인 이전과 물량감소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대우도 GM에 인수되면서 현재까지 '한국GM 단순 하청생산기지 전락'이라는 위기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라며 "기본적으로 본사가 해외에 있으면 전략적으로 우리가 개발한 제품만 생산하라는 식의 단순 생산기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박 회장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기간산업을 해외에 팔면 가만두지 않겠다", "금호타이어가 외국에 팔리면 결국 국가적 손해", "원래 주인에게 가서 혼란을 막아야한다", "건실한 기업을 해외에 팔아먹지 말고, 잘 지켜야 한다. 경제도 어려운 마당에..."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